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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Nov 13. 2021

수박무는 수박인가, 무인가,

수박무는 수박인가, 무인가,   

   

겉에서 보면 보통 일반무와 다를바가 없는데,

반을 잘라보면, 빨간 속이 드러난다. 


뭐지? 이건 속이 빨개서 수박무인가, 수박맛이 나서 수박무인가, 

책으로 보고, 사진으로만 봤을 때 굉장히 궁금했다. 

지난 봄에 비건 집밥 관련된 책과 독립출판 책에서 수박무라는 것을 처음 들었다.

가을이 무르익고, 겨울이 다가오면, 수박무를 반드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드디어... 두둥~ 때가 왔다.     

살고 있는 동네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오픈했고, 그곳에서 농부님들이 농사지은 수박무(과일무)를 발견했다. 확실히 겉에 수박무라고 했지만, 집에 가서 속을 반으로 잘라보기 전에는 그 존재를 의심했다. 결국 빨갛게 수줍어하는 무의 속을 보고 놀랍고 또 놀라웠다. 그 외에도 동네에 보라무도 있었다. 일단 수박무를 내 눈으로 본 감동에 보라무는 나중에 접해보는 걸로. 한 입 베어 입에 넣었다. 맙소사!!! 무다!! 수박맛이 나서 수박무는 아니였던걸로!    

 

오래 기다린만큼 수박무를 맛있게 먹기 위해 고민했다. 일단 생으로 먹어보고, 무밥, 무전을 먹었다. 무생채를 해볼까 하다가, 그건 일반무로도 가능하니까, 특별한 것을 찾았다. 그래서 수박무 피클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요리를 전혀 안하던 사람이라 재료는 설탕 하나부터 구입구입, 이 돈이면 사먹는게 낫지 않을까. 현타가 왔지만, 수박무 피클을 판매하는 곳도 본 적 없기에. 내가 먹고 싶으면 내가 만들어 먹는걸로.      

수박무도 수박 조각낸 모양으로 넣고, 오이 넣고, 이것저것 유튜브도 보고 이웃님께 도움을 받아 피클에 도전했다.      

지금 보는 사진은 피클 만들기 시작한지 2시간 후. 

와우, 엄청 빨간 피클이 되었다. 생소한 색감에 낯설기도 하면서 침이 꿀꺽.      

냉장고에 아직 수박무 몇 통이 남았고, 

내일은 또 어떤 요리를 해볼지 고민이다. 

맛있는 식재료, 좋은 식재료가 있다면 요리 똥손도 요리를 하게 되는구나.      

수박무, 내게 와줘서 고마워^^

오래 기다린만큼 즐겁고 재미나게 잘 먹을게~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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