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7일(금) - 백수 38일째
나 홀로 사는 두물머리에 아버지께서 1박 2일 지내고 오늘 다시 길을 떠나셨다. 누군가 나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언제나 감사함을 느낀다. 한 달 만에 뵙게 된 아버지, 아버지를 한 달 만에 뵙게 된 일 외에도 오늘은 감사한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브런치 글 연재를 시작한지 오늘이 한 달째 되었다는 것이다. 퇴사하고 나서 찌질한 나의 일상을 매일같이 글을 올렸다. 퇴사하고 나서 백수를 맞이하며 살아가는 내 일상을 100일 연재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어떤 글은 브런치 조회수가 5만을 돌파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얼마되지 않아 또 다른 글이 1천명 조회수 돌파, 3천 조회수 돌파라고 브런치에서 알려주었다. 내 글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슬금슬금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인터넷 개인방송을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봤었다. 그때마다 내 대답은 댓글이 무서워서 못한다고 했다. 누가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글을 쓴다면 예민한 내 성격에 하루종일 스트레스 받을 게 분명하다. 스트레스 받는 일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았다. 최근에 글을 올리면서도 두려움이 싹 텄다. 모두 다 좋게 보이는 삶은 아니기에. 각자 취향이 다르기에.
이제껏 책도 2권 발간했다. 책을 구입한 분들이 남긴 서평을 초반에는 확인 못했다. 누군가 책에 대한 불만을 써놓았을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고 천천히 서평을 확인했다. 예민하고 불안하던 감정은 사라지고. ‘맞아.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서평을 쓴 분들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번에 글을 쓰면 어떤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덜 써야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기 형식으로 쓰다 보니 그날 누군가와 나눈 대화, TV프로그램, 소음, 풍경들은 모두 내게 글이 되었다. 하루하루 같은 날은 없기에 글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나만의 글 쓰는 법은 한 가지 글을 30분 이상 쓰지 않는다.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글이 늘어지고, 잡소리가 많아진다. 책을 발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여러차례 내용을 살펴보고 시간을 투자해야하나, 내가 쓰는 건 일기 형식, 에세이 형식이기에 생각하는 바대로 옮겨 적기 위해 노력한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째. 글을 쓸 수 있는 창구가 생겨남에 기쁘고 즐겁다. 글이기 이전에 내 인생이기에 너무 소중하다. 나는 또 나를 사랑할 준비를 하며 오늘의 인생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