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9일-백수 50일째-
백수가 된 지 50일이 되었다. 뭐 특별히 기념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살아왔다고 격려해주고 싶다. 일 다니고 싶어서 징징거리고, 직장 생활이 그리워서 우울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잘 지내고 있다. 물론 징징거리지 않고 우울하지 않았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백수가 되면서 좋았던 일 3가지 정도를 말하고 싶다. 첫 번째 좋았던 일은 브런치 작가가 된 일이다. 누군가 내 글을 읽을 수 있고, 나 또한 쓸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두 번째로 좋았던 일은 OO출판사 서평단이 되었다. 반년 정도 출판사에서 나오는 신간을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끝으로 즐거운 일은 내 글이 5만명의 조회수를 기록한 일이다. 조회수가 높을수록 기분이 좋다. 이런 기분 좋은 일들을 아버지에게 말했더니,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그거 돈 되는 일이야?”
“아니요”
“돈 안되는 일은 잘해”
그렇다. 돈 되는 일은 없다. 어제도 길게 통화를 나누던 오빠도 똑같은 말을 했다.
“그거 돈이 되는 일이야?”
“아니요”
“에이, 그럼 뭣도 없네”
나도 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이런 시간과 글 쓰는 연습이 있어야 하고 지금 시간이 내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본다. 돈 안 되는 일이라도 잘하는 게 어딘가. 재미없게 사는 것 보다는 낫지. 충분히 남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낡은 습관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내 삶은 충분히 의미있다고 본다.
오늘을 살고, 내일도 살아갈 것이다.
오늘을 글로 쓰고, 또 내일도 글로 쓸 것이다.
언제나 내 인생을 쓰며 비록 누군가 찌질하다고 한들, 찌질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찌질해도 잘 산다고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겠다.
백수 51일부터 100일까지는 하루하루의 생각을 글로 씁니다. 퇴사 후 백수가 되어 나로 살기까지 걸리는 시간 100일. 그 100일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