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bgm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3월 2일-나로 살기 62일째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음악을 수집하는 것을 즐긴다. 각자 사람마다 고유한 배경음악 bgm이 있다. 특히 연인과의 bgm은 확실하다. 연인을 만나러 갈 때 잘 듣던 음악, 함께 듣던 음악, 이별하고 나서 듣던 음악. 그렇게 한 곡당 한 사람의 bgm이 완성된다. 여러 가지 음악을 고루 듣기보다는 한가지 음악을 오래 듣는 편이라 가능한 일이다. 어쩌다가 드라마나 TV예능 프로그램에 어떤 bgm이 깔리면 어떤 연인과의 헤어짐이 생각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잊지 못하는 건 최재훈의 비의 랩소디이다. 20대 때 열심히 들었는데 한 남자를 만나고 이 곡이 그 사람의 bgm이 되었다. 음악의 전주에서는 어떻게 그 남자를 만났는지 풋풋한 연애 초반이 생각나고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얼마나 사랑했는지, 우리의 사랑은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기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음악이 후반부로 갈수록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 이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떠오른다. 그리고 남은 건 내 마음 정리. 떠오르는 남자와 헤어졌음에도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비의 랩소디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이렇게 뽀송뽀송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떠오르면 욕지거리가 나오는 음악도 있다.

윤현상의 나와 밥 한 끼 해요가 그렇다. 소개팅에서 만났고 만난지 하루만에 연인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두, 세 달 만나다가 헤어졌는데 뭔가 그 과정이 유쾌하지 않다. 하나하나 생각나면 뭔가 내가 진 느낌. 짜증이 난다. 노래는 너무너무 좋은데 그 노래를 기반으로 한 추억이 내 상황을 이겨버렸다.

SES의 달리기는 고3 때 수능시험 보기 전, 우리를 응원하던 라디오 음악으로 들었다. 그리고 힘들때마다 용기가 필요할때마다 듣게 되는 곡이다. HOT의 행복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갔을 때 처음 봤던 바다가 떠오른다. 수학여행 가는 버스 안에서 그때 유행하던 HOT노래가 연신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행복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처음 보는 바다를 만났다.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환호지르며 바다를 보고 노래를 따라부르던 기억이 난다. 그런 추억을 안겨준 곡이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나는 어떤 음악으로 보여질까? 미디엄 템포에, 희망을 주는 곡이였으면 좋겠다. 어쿠스틱 콜라보의 응원가처럼 말이다. 오늘도 난 내게 응원가를 올린다.

“그대여, 쉽지 않은 하루였죠. 마음 먹은 일 하나도 되지 않는 힘든 하루였죠. 그대의 그런 마음 알아요.

그대여, 너무 바쁜 하루였죠. 마음 편히 커피 한잔할 여유도 없는 하루였죠. 그대의 그런 마음 이해해요.

꿈꾸던 세상과는 많이 다른 현실에 많이 실망하고 점점 지쳐가지만 그래도 언젠가 이루어질 그대의 세상 내가 그대를 항상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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