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줄까요?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3월 1일-나로 살기 61일째


내가 누군가를 만나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안아봐도 돼요? 안아줄까요?”

언제부터였더라... 공황장애 오고 나서부터였을까. 그 전부터 였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보면 그냥 여러 말 하지 않고 한번 안아주고 싶어졌다. 전 직장 그만둘때도 여자 선생님들은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 안아드렸다. 남자 선생님에게는 악수를 청했다. 동네가 좁아서 전 직장 다니면서 알게된 청소년 친구들을 길에서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럴때마다 나는 꼭 한번 안아준다.

요즘들어 모두 날이 서 있다. 나는 백수라 출근 안 하지만 출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이라도 사람들끼리 부딪힐까봐 조심조심 지낸다고 한다. 비염 있는 사람들은 코를 훌쩍거리면 눈치가 보이고, 마른 기침이라도 나올라치면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사회에서 한번 안아줄까요? 말하는 게 얼마나 두려워진 세상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내 마음은 한번 안아주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걸 포용할 수 있고, 넓은 아량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나도 똑같다. 나도 날 서 있는 상황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꼭 한번씩 누군가 안아주면 마음이 녹았다. 그 포옹 한번에 마음 속 깊이 따뜻해졌다.

한 달에 한번 정도 만나는 아버지를 보면 만날 때 한번, 헤어질 때 한번 최소한 두 번씩은 안아드린다. 그리고 TV를 보다가 낮잠을 청할 때 꼭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도 따라 잠든다. 사람의 온기가 힘이 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다들 조심해야 할 때이지만, 그래서 더 속이 차가워져 가는 느낌이다. 나도 당신들의 온기가 필요하고, 당신들에게도 내 온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냥... 아무 말 없이 한번 안아주고 싶다.


안아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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