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음주단속 안 해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3월 17일-나로 살기 77일째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버지를 만나는데 이번 달은 두 번째 만나게 되었다. 아버지의 일터도 코로나의 직격타를 받아서 4월 초까지 모든 모임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아버지도 할 일이 별로 없어졌다. 그래서 오늘 바람쐬러 내가 있는 양수리로 오셨다. 봄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있길래 양평에서도 산수유가 이쁜 마음 개군면으로 바람쐬러 갔다. 산수유도 보고 유명한 순대국집에서 순대국과 모듬순대를 포장해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녁 식사로 외식을 하기로 했다. 두물머리 우리 동네에서 무엇을 먹을까하다가 해물찜이 생각났다. 저녁 식사시간이라서 그랬을까.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소문이 있어서 이 동네로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드는 편이다. 그래서 차도 막히고, 카페에 가면 빈 자리도 없다. 우리도 해물찜 먹으러 갔다가 차가 많아서 간신히 주차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여러 가지 방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우리는 왼쪽 끄트머리에 있는 테이블로 갔다. 해물찜이 소(小)부터가 시작인데 50,000원이다. 가격은 좀 센 편이다. 식사가 나오기까지 물을 아버지와 나의 컵에 놓고, 수저 젓가락을 세팅했다. 우리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5~6명 정도 되는 남자분들이였다. 그분들은 해물찜과 아구찜을 주문했다. 그리고 소주, 맥주, 막걸리를 주문했다. 막거리는 흔들지 말라고 달라고 하며 디테일한 구석을 보였다.


어느덧 우리 해물찜은 나와서 아버지께서 제법 큰 해산물들을 가위로 자르고 계셨다. 옆에 테이블에서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얘기를 듣고부터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얘기는 이랬다.

“요새 음주단속 안 해, 흐흡”

“야, 그래도 경찰 물로 보는 거 아니야? 하하. 나도 한 잔 줘봐”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아버지는 못 들으신 듯 했다. 코로나로 경찰 인력이 총동원되어 현재 바쁜 시기를 보내는데, 이 사람들은 이 타이밍을 음주운전 하기 좋은 시기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 동네 관광객들도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마음을 먹고 와서 먹고 마시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인터넷 지역 맘카페에 들어갔다. 아니나다를까 어떤 분도 식당에 갔다가 손님들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고 한다. 서종면 쪽이였는데 옆 테이블 손님들이 다 알만한 회사 유니폼을 입고 대낮에 소주 2병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낮에는 단속 안 하니 괜찮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얘기에 나도 댓글로 우리 동네에서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댓글을 남겼다.

음주운전하기 좋은 때란 없는 거잖아요. 거, 알만한 사람들이 왜들 그러실까요, 나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시대인데, 술 한 잔 정도는 괜찮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한 잔이 본인과 타인을 죽음으로 내몬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이래저래 걱정되서 바깥 출입하기 좀 더 소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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