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6일-나로 살기 76일째
지금까지 책을 2권 냈다. 내가 냈던 첫 번째 책의 주된 배경은 이별카페다.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람과, 사랑과, 사물과, 시간과 이별을 한다. 이 책을 쓰기까지 주된 배경이 된 카페가 있다. 그 카페 사장님이 이 곳은 이별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는 내용을 유심히 듣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사장님을 찾아가 감사함을 표했다. 책이 나온 후에도 나는 자주 그 카페를 가서 글 작업을 했다. 카페 사장님은 이런저런 이유로 카페를 두물머리에서 양평으로 옮겼고, 나도 사장님을 따라 카페를 찾아갔다. 차가 없던터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면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거리도 멀어지고 내가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카페를 찾아가는 횟수가 자연스레 적어졌다. 그래도 사장님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오늘 안부 인사차 사장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조만간에 카페를 닫을 예정이라고 한다.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 달라고 했고,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손님도 없어서 생활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했다.
양평에서 현재 폐업해서 문 닫은 상점이 5곳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전이 될수록 문 닫는 가게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그 바람에 이별카페 사장님도 두 손 두 발 다 든 것이다. 이태원클라쓰 웹툰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박새로이가 원양어선을 타고 돈을 벌어서 단밤 포차를 개업한 일 말이다. 이 카페 사장님도 본인의 힘으로 돈을 벌어 본인 가게를 갖고 다시 영업을 하는 그날까지 또 다른 일을 할 것이라고 한다. 사장님 나이가 32살이다. 아직은 젊으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꾸려온 5년 정도의 생활이 더 대단하고 멋졌다고 생각된다.
최근에 코로나 19가 길어지면서 투잡을 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그 안에서 또 우리는 살아가고, 살아낸다. 내 책의 배경이 된 카페와 사장님은 그 일을 접게 되었지만, 꿈을 접은 건 아니니까. 그걸로 됐다.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시기 우리는 그런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서로에게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