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포스팅한 소심한 모범생과 유능한 똘똘이 편을 읽어보고 이 글을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 편에서는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진지한 게으름뱅이 유형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소심한 모범생 (20% 이하)
2) 유능한 똘똘이 (10% 이하)
3) 진지한 게으름뱅이 (30% 전후)
4) 무소신 기회주의자 (40% 전후)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이 글에 표현된 구분이나 분석에 객관성이나 통계적 유의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개인적, 직관적 분류입니다. 그다음에 기술할 내용들 또한 매우 주관적인 평가이니 단순 참고용 내용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직장인 중 전체 규모는 30% 전후로 거의 세 명 중 한 명꼴로 보입니다.
경력이나 연차로 보자면 직장인 5년 차부터 10년 차 전후, 즉 대리부터 고참 과장까지에 제일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리더의 관점에서 보면 조직의 역량이나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차 부장급은 무소신 기회주의자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보입니다.
진지한 게으름뱅이는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 부류는 비교적 성실하고 업무에 몰입하여 노력하지만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성실하고 노력한다는 측면에서는 성실한 모범생과 비슷한 특성이 있습니다. 노력을 하지만 성과 도출이 잘 안되거나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한 부류는 그저 무기력하게 일을 뭉개는 부류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거나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마음속에 걱정만 하고 실제로 일은 어찌할 바 모르는 경우입니다.
일하는 시간이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옆에서 보면 다른 짓을 하거나 놀고 있는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처리 진도가 더디고 중간 점검을 하면 허무한 경우입니다. 스스로는 무언가 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무엇을 물어보거나 처리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에 시간을 투입하곤 하지만 사실 집중력과 몰입도가 그렇게 뛰어나진 않습니다. 평소 자기계발과 학습을 하는 편이지만, 그저 해야 하는 것이니까 한다고 생각하지 학습의 콘텐츠와 지식을 업무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미약합니다. 위의 4가지 유형 중 일처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씁니다.
성실하고 노력하는 태도로 인해 직접 같이 일하지 않는 타 부서의 주변인 등에게는 꽤 좋은 인상과 평가를 받습니다. 대인관계도 비교적 좋아서 같은 부서가 아니어도 잘 어울려 식사도 하고 사내외적인 모임이나 활동도 활발히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조직의 리더나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에게서는 평가가 좋지 못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역량과 실력이 드러나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피로도를 가중시키곤 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시간을 조금 더 줬다면, 조금 더 상사의 지시가 명확하거나 가이드가 친절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는 비교적 직무상 과제에 충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름 업무에 대해 고민도 하고 집중력도 부여하는 편이고, 따로 알아보기도 하고 공부도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사의 인사고과(평가)와 본인 스스로의 평가에 대한 차이를 크게 느끼는 편입니다. 쉽게 말해서 노력하지만 일머리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부서 이동이 비교적 많습니다. 본인의 입장에서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부서를 자주 이동한다는 불만을 갖기가 쉽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이, 지금 일하는 조직의 평가는 나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주변 부서에서의 평가는 좋기 때문에 지금 일하는 부서의 조직장과 인력이 필요한 주변 부서의 조직장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장표(보고서, 기획서 등 다큐먼트) 작성도 실행 업무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초반부 또는 도입 시점 언저리에 해당하는 일의 진도는 꽤 빠르고 바람직합니다. 장표로 얘기하면 환경분석이나 데이터 수집에 해당하는 부분은 비교적 진도도 빠르고 품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실행 업무도 실행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여건을 파악하는 일에서의 진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핵심 가치 또는 핵심 이슈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획 아이디를 도출하고 추진하는 부분에서 진도와 품질에 문제가 많은 편입니다.
사안을 조망하고 통찰하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스스로가 과제의 내용을 오해하는 경향이 많아서 결과물을 중간 점검하거나 보고할 때 허무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바라보는 각도와 그 일이 해결해야 하는 본질을 잘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추진 과정이 잘못되곤 합니다. 어쩌면 과제를 지시받는 시점부터 핵심 내용과 가치에 대해서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업무 태도가 좋고, 비교적 진지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출근을 빨리하거나 야근을 해서라도 중간중간에 설정된 일정을 맞추는 노력은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정에서 일이 잘 못 되는 경우가 많아서 문서 전체나 실행 업무의 과정 전체를 번복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상사나 선배도 시간이 지나면서 당혹해 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태도가 좋고 진지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코치도 많이 하고 가이드도 친절하게 하는 편이지만 일이 진행될수록 본인의 일이 선배나 지시한 리더에게 넘어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결국 마무리를 스스로 못하고 선배나 상사가 하게 됩니다.
리더의 관점에서, 관리에 시간과 공력을 많이 들여야 하는 유형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일을 처리하거나 실행 업무의 진도가 나가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리더가 꼼꼼하게 점검하고 코칭을 해줘야 그나마 일이 되곤 합니다. 혼자서 단독 과제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단독으로 일을 맡기기에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결국 리더가 촘촘하게 점검하는 계획을 세워서 챙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리더가 좀 무르고 조직원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 경우, 시간이 갈수록 리더와의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스스로는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리더의 평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과정에서 반목과 불신이 발생해서 본인 스스로도 리더 탓을 많이 하면서 조직을 옮기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연차가 올라갈수록 이런 경우의 반복이 계속되면서 스스로는 내적 갈등을 많이 하게 됩니다.
본인 스스로가 이런 특성을 자각하면서 자발적으로 공부도 하고 노력도 하지만, 개선되는 정도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중간에 이직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직장 생활을 길게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유형입니다.
상기 내용은, 매우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단순 참고만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