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딸기 케이크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를 위해서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걸로
내 행복을 가늠하는 사람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
그래서 늘 누군가에게 무얼 해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계속 그랬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늘 돌봐야 하는 친구가 있었고
그 역할은 늘 나여야만 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처음부터 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나는 늘 그런 사람이어야 했다.
그렇게 수십 년 살다 보니
늘 다른 사람들을 먼저 신경 쓰는 게 익숙해 졌다.
익숙하다기보다는 당연한 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뭘 하고 싶은 건지
어떤 걸 갖고 싶은 건지
'나'라는 것 이후에 뭔가를 붙여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또 다가오는 연말이 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가득한데
정작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내가 참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이 흘렀는데도
나를 보듬지 못하고 여전히 남보다 못한 존재로 나를 밀어내고 있다.
조금씩 가만히 그렇게 보듬으면 되는 건데
그래도 되는 건데
이제는 그래도 되는 건데
왜 여전히 그러지를 못하는 건지
그만 나를 사랑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