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과 존대사이

당신을 존중하기 위해 약속한 일

by 지구인 이공이오

편한 나이 때가 있냐고 누군가가 내게 물어본다면 나는 나보다 어른들이라고 대답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적게는 10살, 많게는 20살 이상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다 보니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고 편하다.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이 그다음, 그리고 동갑내기가 가장 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친구'라고 하는 사람들도 다들 나보다 10살 전후로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 많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실제 나이보다 10살에서 20살 정도 더 많은 사람처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저한테 당신들이 마냥 아이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제가 당신에게 은연중에 말을 너무 편하게 해버릴까 봐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예전 기관에서 일할 때는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당신들에게는 반말을 했었다. 반말을 사용하는 게 당신한테 무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사전에 당신에게 양해를 구하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안일함으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당신 입장에서 부정적인 말을 제가 당신에게 하는 순간이 오면 오히려 존댓말을 사용했었다. 저도 모르게 제가 감정적인 순간 당신에게 함부로 말하게 될까 봐, 좋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게 될까 봐 저 나름대로의 방어기제였던 것 같다.


그러다 이 기관에 오는 게 결정되고 나서 저 스스로 제일 먼저 다짐한 게 있었다. '반말 사용금지, 존댓말 사용하기' 당신들에게 그 어떤 순간에도 이 다짐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신들이 고객에게 존중받기를 바란다.

당신들이 동료들에게 존중받기를 바란다.


그런데 관리자인 제가 당신들을 기본적인 것부터 존중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에게 존중받기를 바라는 게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말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언어를 쓰기 위해

따뜻한 문장을 사용하기 위해

그래서 당신에게 상처 주지 않게 말을 하기 위해서

그래서 제 생각과 마음이 온전하게 당신에게 전해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전 05화열아홉 번의 생일, 스물에서 오십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