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나는 내 생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닌 날
특별할 것 없는 날
어제와 오늘과 내일과 다르지 않아야 하는 날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늘 부탁한다.
생일을 기억하지 않게 도와달라고
그래야 내가 충분히 괜찮을 수 있다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생일은 기쁨보다 아픔이었다.
그날이 시작될 때 즈음 뾰족해졌다가
그날이 다 저물어 갈 때 즈음 뭉뚱그려진다.
그런 제가 당신들의 열아홉 번의 생일을 기억한다.
휴대폰 달력에 하나하나 날짜를 입력하고
혹시라도 잊어버릴까 봐 알람을 맞춰놓고
당신들이 좋아할 만한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려고
여기저기를 뒤적거린다.
혹시 당신도 저처럼 생일이 아픔은 아닐 거라고
저의 작은 챙김이 당신에게 조금은 의미 있는 기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제 곁에 당신이 함께 있다는 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그래서 당신한테 고맙다고
이렇게 제 옆에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같이 있어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