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 마지막주라니. 유치원 사이클 바꿔줄 결심.
우리 가족 하루 시간을 알차게 보낼 다짐!
유치원 입학하고 4주 차 되었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원래 엄마인 내가 육아휴직을 2월이나 3월부터 쓰고 싶었는데 마무리할 프로젝트가 있어 3월은 출근을 하고 있다. 그래도 3월 동안 이 생활을 해보니 더욱이 아이의 시간은 맞벌이하는 부모에게 맞출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남편과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게 경험해 본 것이라 하면 괜찮은 시도였다.
유치원 입학 전에 3월엔 아래 두 가지를 더해서 아이의 하루 사이클을 잘 만들어보자 다짐했었다.
그동안 아침을 안 먹었는데 먹이고 등원하는 것.
낮잠을 안 자니 하원하고 일찍 재워보려고 했던 것.
둘 중 후자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5 시대에 15분-20분 꿀잠을 잤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면서 다시 엄마를 기다릴 에너지를 충전해 오는 것 같았다. 어쩐지 어느 순간 엄마가 도착한 9시-10시인데도 눈을 똥그랗게 뜨고 기다리고 있더라. 여하튼 아이도 이 생활의 규칙이나 상황을 파악하고 스스로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하원 시간을 보면, 마지막까지 유치원에 남아있는 아이는 시무룩했고 예민한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있는 걸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가고 보육이나 교육이 아닌 정말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는 부모의 마음도 사실 좋진 않다.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해 주려 마음을 먹었다.
우선 4월부터는 9시 유치원 등원 차량을 이용하는 것. 그러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유치원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하원은 태권도 차량을 이용해 학원에 가는 것. 아파트 입구 바로 맞은편에 있는 태권도 학원이기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다른 5세 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고선 6시-6시 반쯤 엄마, 아빠를 만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면 충분히 저녁시간을 보내고 아이도 10시에 잠들 수 있겠지 싶다. 일단 엄마인 내가 육아휴직을 하는 3개월 동안, 이 생활이 나아짐을 느낀다면 그 훗날은 다시 한번 조정을 해야겠지 싶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누군가는 왜 엄마가(엄마만) 육아휴직을 써야 하냐고 불편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나도 그런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남편과 나 객관적으로 보면 남편은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환경을 충실하게 만들어 왔고 잘해왔다. 어린이집 다닐 때도 8할은 남편이 칼퇴하고 하원을 맡았다. 나는 회사의 물리적 거리와 업무 특성으로, 일을 하면서 아이를 케어하기 어려운 상황이 자주 만들어졌다. 9시, 10시 늦게 들어와서 아이의 사이클을 늦은 시간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이 엄마인 나의 결심이 중요했다. 또 오랜 시간 회사와 면담 끝에 얻어낸 육아휴직 3개월이다. 부디 이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