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 뭔 재택근무냐 하겠지만, 정말 정말 필요한 시간이기에 자처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주 1회 비율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는데, 사실상 그 1번도 쓰지 못하고 그동안 나는 매일 출근하는 삶을 살았다. 외부 미팅도 있고 업무 관리도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더 활발하기에 재택을 하면 뭔가 갑갑함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여차여차 아이 유치원 등하원 시간에 맞추려, 우선 육아휴직을 썼고, 남은 업무를 집에서 원격으로 대응하는 일과로 채우고 있다. 회사와도 이야기할 때 원격으로 근무해도 괜찮다는 것을 실험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복직해도 그동안 해온 출퇴근 체제로는 아이를 케어할 수 없겠다 싶어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랄까.
8시에 아이와 함께 눈뜨고 9시에는 차량 태워 보내고, 잠시 1시간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고, 10시에 업무 시작! 두 시간 바짝 하고 점심을 챙겨 먹고, 1시부터 5시까지 바짝 근무! 우선 이렇게 6시간씩 일하고 있다. 5시엔 정리하고 아이 태권도에 데리러 가는 일정이다. 하원하고 1시간은 밖에서 놀고 깜깜해지면 집에 들어온다. 저녁 먹고 간단히 씻고 아이는 잠든다. 오늘이 목요일이니 4일째다.
그런데 분명 잘 자고 더 자는데 이 생활도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다;; 저녁 8시만 되면 아이도 나도 너무 졸리다. 육아는 역시 더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놀이터는 곳곳 라운딩을 해야한다.
집에서 일을 하니 업무 소통측면으로는 불편함이 있긴 하다. 메신저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물음과 지시를 주고받아야 한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탈이 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또 회사의 상황을 모르는 것에 불안함을 갖지 않기로 한다. 필요하면 알림 받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내가 물어보면 된다.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벌써... 혼자 일해야 하고... 단조로운 생활이 좀 재미없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가족의 생활을 유지하기엔 이것만 한 것도 없긴 하다. 유치원 등하원 모두 케어하며 필요한 시간에 일하기! 이 체제로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 더 효율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일을 찾고 싶기도 하다. 어쨌든 내 마음에 솔직해지고 내가 움직이는 삶을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
이렇게나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 분명 며칠 전까지 날씨 좋다며 몽글몽글하다더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은 아직도 어린 마음이 나를 조종하는 것 같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그런 내 모습을 여과 없이 기록하고 있다. 나중에 한번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