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셀 수밖에 없는 이유
여름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첫째와 둘째를 키울 걱정으로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창으로 스며든다. 그 위로 까만 하늘과 별들이 보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생각난다. 시인은 조국에 대한 걱정으로 별 아래 서성였다면, 육아로 걱정의 별을 헤아립니다.
새벽 3시. 출산 후 익숙해진 시간. 밤 1시에 수유를 하고, 아이를 토닥 하며 새벽 2시에 재운다. 새벽 3시에 배고프다고 우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등 떠밀리듯, 꿈결에 애써 일어납니다. 몸이 산산이 부서진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부여잡고 수유등을 켠다. 리오의 울음이 방문을 비집고 넘어갈까 걱정되어, 달래주며 기저귀 먼저 갈아준다.
고요해진 시간 속으로 세상이 멈춰있다. 낮에 듣지 못했던 시계 소리가 들린다. 리오는 수유 후 배가 부른 지 수유쿠션에서 잠이 들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육아가 남은 까닭입니다.
책임감과 노동력을 요구받지만, 눈에 보이는 보상은 없습니다. 무보수로 야간 아르바이트를 뛰는 느낌입니다. 밤의 시간은 적적하게 돌아간다. 혼자 이 밤을 새웁니다. 날이 지날 수 록 외로움이 겹쳐옵니다.
하루 동안의 피곤함을 가지고 밤을 맞이합니다. 회복해야 하는 시간에 알람시계처럼 계속 일어냐야 한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수면이 충족되지 못한 체 깨어있는 밤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밤에 일어나 수유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리아야, 리오야
신생아 때는 컨디션에 따라 새벽 1시에 잤다가 3시에 일어나 다시 아침 7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다가 192일이 지난 지금은, 밤 9시에 수유하면 새벽 3시 일어나기도 하고 통잠을 잡니다. 주중에 일을 하는 남편은, 밤에 아이 보는 것을 내 몫이라고 정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는 숨 쉴 구멍을 마련했다. 주말 하루는 잠을 푹 자는 날로 정해서 잤습니다. 나는 설레고, 남편은 망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이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리오가 태어난 지 일 년이 됩니다. 그때 되면, 모유수유도 끝이 나고 아이는 걸어 다닐 테지요. 긴 밤의 별을 세던 일도 아스라이 멀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