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물밖으로 출근합니다.
Chapter 3
졸업식이 끝나자 그녀는 반으로 갔다. 그녀는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평상시 그녀는 웃으면서 선생님에게 따듯한 미소를 짓는 것과 달리 심각한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그녀에게 주절주절 상황을 얘기했었다. 변명이 계속되고 있었다.
다시 한번 그녀는 그게 아니지 않나며 얘기했었고,
결국 사과를 받았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타국에서 그녀는 혼자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언어의 부재는 큰일이 있었을 때 티가 났다. 동양인이 없는 학교에서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무인도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감당이 안 돼 다른 학교로 옮기고 싶었다.
지금의 학교만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그녀가 둘째를 데리고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첫째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둘째가 커서 이 학교를 다니면 담임을 맡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그런 말들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 일만큼은 막고 싶었을 터였다.
그녀의 남편 A 씨는 이사를 하게 되면, 회사와 많이 멀어져 처음에는 반대를 했었다.
그녀의 강경한 모습과 지금 살고 있는 동네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간절함에 그도 마지못해 승낙을 했다. 먼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코스트코와 홀푸드가 있는 동네의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주말일과는 집을 보러 다니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부부의 취미는 맞았다. 집을 보고 구조등을 파악하면서, 집 보는 감각을 키워나갔다.
집 근처 K동네에 맘에 드는 집을 보았다. 큰 도로가 가깝고 대학교 주변이었다. 동네에 인구가 많아서 밤에 다녀도 안전할 것만 같았다. 가족들이 한 번씩 가는 산도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들뜬마음이었다. 집은 싱글하우스에서 타운홈(집들이 벽을 두고 붙어있음)으로 크기를 줄여서 가야 했다.
짐을 줄이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사를 할 수만 있다면 짐 따위 대수랴.
그렇게 그녀는 다른 집들을 하나둘씩 보게 되었다. 커뮤니티에 수영장이 있는 집은 매달 관리비 비용이 한화로 대략 50만 원이 넘었다. 계속 올라갈 비용인데 부담스러웠다. 맞은편 단지에 있는 집은 뒷마당에 개울가가 흐르고 있었다. 이런 집은 여름에 모기가 많기에 조심해야 한다. 물에 빠질 수도 있어 아이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 맞은편 집은 안방 거울이 깨져있었고 모든 게 허름하고 낡았다. 고치는데 몇천만 원은 거뜬히 들어갈 것라는 계산이 드는 집이었다. 이사하고 난 뒤 집을 수리보지 않아 을씨년스러웠다.
그녀는 평생까지는 아니어도 최소 몇 년간을 살아야 했기에 신중해졌다.
집 근처 K동네 집은 코스트코와 홀푸드가 가까이 있어 미래에 집값이 올를 거라는 예측이 있었다.
아쉽게도 초등학교에 흑인들의 비율이 60프로가 넘어서 피하기로 했다. 그녀는 여러 인종이 골고로섞여 있기를 바랬다. 좀 떨어진 W동네를 찾아보기로 했다.이곳은 큰 아웃렛 매장이 있었고 여기 또한 생활권이 좋았다. 맘에 드는 집이 나왔지만, 금방 다른 주인을 찾았다.
갑자기 S동네에 괜찮은 가격의 집이 급매로 나와서 금액을 써서 넣었다. (인기가 많은 집은 경매처럼 집 가격을 써서 제일 많이 쓴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녀가 집을 살 수 있는 최고치의 금액을 써서 넣었다. 이 이상을 지불하기는 힘들었다. 되기를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염원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였고, 학구열과 학군이 제일 좋은 동네였다. 사실, 마지막 종착점인 동네였다. 그 동네에서 집이 나온 것이었다.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