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16.
채널에이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굿피플 첫방송을 봤다.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첫 회의 시간에 늦는 인턴들이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33분에 사무실로 돌아온 인턴들에게 멘토(?) 변호사는 40분까지 회의실에 모이라고 했다.
모두 양치질과 배뇨활동을 하러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럼에도 결국 (2분 정도) 늦은 인턴 세 명이 생겼는데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여성 지원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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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9층 여자화장실에는 변기칸이 2개밖에 없다. 오늘 점심식사 시간 직후에는 그 좁은 화장실에 무려 10명이 모여 각자 양치질을 하고 볼일을 보며 북적거렸다.
화장실에서 동지애를 느낀 우리들은 회사가 바꿔줬으면 좋겠는 것 1순위가 화장실 칸 증설이라고 하며 슬프게 웃었다.
거기서 사람들에게 굿피플 회의시간 장면 설명을 했더니 다들 격노했다. 한 선배가 "거기 촬영 장소가 충정로빌딩이잖아. 거기도 여자화장실이 여기랑 똑같이 두 칸이라고!"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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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왜인지 모르겠으나 화장실을 아무리 빨리 사용하려 해도 그게 안 된다. 변기커버를 올리고 휴지로 의자부분을 닦는 데부터 시작되는 긴 여정. 거기다가 점심 후 러시아워일 경우, 화장실 앞에 늘어선 줄이 길 경우,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 양치질까지 해야 할 경우.
7분은 턱없이 부족하다. 굿피플은 늦은 이들이 눈치를 보는 표정과 약간 떨떠름한 멘토 변호사의 표정을 클로즈업했다. 내가 그 티비 안에 들어가서 이 사람들한테 그렇게 눈치 주지 말라고 편들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