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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픽스의 빗치 Apr 15. 2019

아메노히

2018.12.29.

서울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커피점.

(엄마를 제외하고) 내 지인 중 총 세 사람과 함께 간 적이 있다.

세 사람은 성격이나 외모나 처음 나와 만난 경로나 서로 참 공통점이 없지만 내가 괴롭고 힘들었던 순간에 옆에 있어줬던 사람들이란 교집합 안에 있다.

마법처럼 펑 하고 내 인생에 나타났거나, 새벽에 술을 먹고 전화를 해도 참을성있게 받아줬거나, 모두가 내 목소리에 귀를 닫았을 때 유일한 대나무숲이 되어줬던 사람들이다.

이제는 아메노히에 가는 이유가 가벼워졌다. 내가 마셔본 커피 중 가장 맛있는 커피를 먹고싶을 때, 사람 많은 홍대 길거리에 지쳐 쉬고싶을 때, 그냥 가고싶을 때 간다.

위로처럼 커피점에 같이 가 줬던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지만 모두 멀다. 선뜻 볼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 굳이 서로 시간을 맞춰보는 수고까지는 하지 않게 된 사람, 물리적으로 너무 멀리 있는 사람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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