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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픽스의 빗치 Apr 20. 2019

찰리

2017.4.28.



나의 롱디 연인이었던 찰리는 우리의 거의 유일한 대화 수단이었던 카카오톡으로 자기 과거 사진을 한 무더기 보내주는 것을 좋아했다.

처음엔 내가 알기 전 그의 옛날 모습이 많이 궁금했지만 그가 나는 모르는 자기 친구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없어졌다.

사진은 그가 '영혼의 친구'이자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는 40대 친구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시가를 피우던 모습을 그린 것.
찰리는 굉장히 순정남이었지만 마초스러운 구석이 많았고, 저 사진을 보는 순간 그의 이미지를 한 장으로 표현한다면 저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일 바로 다음날 그린 것을 보니, 그가 국제소포로 나에게 50여 가지 색깔이 든 고급 색연필을 선물로 보내 준 다음에 보답으로 그려준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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