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지금 돌이켜보니 머뭇거리지 말고, 탈출하고, 행복하자는 다짐 중에 못 지킨 것은 하나도 없다. 꿈을 다시 찾았고, 그래서 머뭇거리지 않고 일사천리로 탈출했고, 그 이후로 너무나도 행복했고, 당장 바랐던 목표를 이뤘다.
이건 기적이야
어제 내게 새로 주어진 학번을 보니 애증의 학교를 12년 만에 다시 입학하는 셈이다. 6년동안 기자라는 옆길로 샜다가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자니 대뜸 눈앞이 캄캄하기도 했다. 옛날만큼 잘 외워지지 않는 암기력과 너무 가벼워진 엉덩이가 복병이었다. 시험은 내 인생에서 본 시험 중에 가장 까다롭고 막막했다. 시험을 다 보고 나와서도 도저히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합격발표의 긴장감이었다.
올해 초에 사주 보는 어플로 2020년 총운을 봤다. 공부를 더 하면 미래가 좋다는 부분만 열 두 달 내내 되새기며 보냈던 한 해였다. 12월에 합격운이 있을 거라던 문장도 있었던 것 같다.
12월에 합격운이 있을 거라더니!!!
2021년 새 다이어리의 1월 1일에 나는 또 무슨 말을 쓰려나. 뭐가 됐든 나는 또 다 이뤄내고 말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