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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 Sep 12. 2019

왜 굳이 독서를 그렇게까지...?

세계 최강 빡센 독서모임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하시다고요?

요즘은 핸드폰만 있으면 유튜브다 웹툰이다 재미있는 게 쏟아지는 세상이다. 1초면 즐거움이 가득한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는 요즘 독서를 고리타분하고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독서를 하며 몰입의 순간을 음미하고 그 지혜를 얻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혼자만의 독서를 확장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모임도 조용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검색을 해보면 은근히 많은 독서모임을 찾을 수 있다. 이미 많이 유명해진 '트레바리', '북앤어스'와 같은 유료 서비스부터,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독서 모임과 강연,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독서모임까지. 다양한 컨디션으로 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게 독서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지불하는 돈, 읽는 책의 권수, 참여 인원, 책의 주제 등 참여 조건은 모두 다르지만 같은 책을 읽고 함께 나누는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에서는 모두 의미 있다.


나도 올 4월부터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다양한 모임을 참여해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은 조금 독특하다. 보통 독서모임이 한 달에 한 권, 많으면 격주에 한 권 정도의 책을 함께 읽으며, 문화센터나 지인들끼리 운영하는 모임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회비나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은 무료에,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서평'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하루도 책을 읽지 않으면 일정을 맞추기가 힘들고, 책을 다 읽어도 서평을 쓰지 않으면 그 주 활동은 제로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dog빡세다.


나의 서평 블로그 ↓


주위 사람들이 이 모임에 대해 듣고서 비슷하게 하는 말이 있다.

"왜 굳이 그렇게까지 힘든 모임을 해?"(그러게 내가 왜 그런 짓을... 읍읍)

아니 시장에 수많은 독서모임이 있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렇게 힘든 독서모임을 나가느냐, 작가 될 거냐, 책 내용이 다 들어오기는 하냐. 별에 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도 힘들다. 책은 300페이지 정도는 어찌어찌 출근시간, 저녁 시간 쪼개서 3일이면 읽겠는데 글 쓰는 게 진짜 보통 괴로운 것이 아니다. 글을 꾸준히 써오던 사람도 아니고, 책도 겨우 읽었는데 그 내용으로 썩 괜찮은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큰 부담이다. 심할 때는 서평 제출 압박에 두통이 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다른 독서모임 다 뿌리치고 이 모임을 6개월간 놓지 않고 활동하며, 10월부터 새로이 시작되는 3기에도 적극 지원하려는 이유는 딱 한 가지, 환경설정이다. 이 모임은 환경설정이 정말 제대로이다. 일단 내가 독서를 열심히 하고 소화시키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처럼 훌륭한 환경설정이 없다. 우선 이 독서모임은 그 기본 가치가 '자기 성장'으로 브랜딩 되어있다. 그렇다 보니 신청하는 사람들 모두 독서로 한 단계 성장하려는 목표로 반짝거린다. 독서 외에도 시간관리, 자기 계발 등 다양한 경험들을 나눌 수 있고 자연히 나도 그렇게 물들 수 있다. 또 일주일에 '1 책 1 서평'은 매일 책을 놓지 않아야만 하는 극한의 쫄깃함을 맛볼 수 있다. 한번 늘어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더욱 긴장할 수 있다.  


12주 동안 읽은 12권의 책. 매주 한 권씩 클리어하고, 서평까지 모두 쓰느라 정말 토 나오는 줄.(feat. 우리 집 귀요미 치코)


한마디로 내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은 브랜딩이 잘되어 있다. 사교모임이나 책을 단순 소비하는 독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라는 기 깔라는 이미지가 깔려있다. 그래서 모임을 신청하는 사람도, 운영하는 사람도, 심지어 신청에서 떨어진 사람들에게까지 그 가치가 잘 공유되어 있다.

나는 그 에너지가 좋다. 좋은 사람들과 그 에너지를 나눠 먹으며 하루하루씩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독서모임은 경험해 볼 생각이 없다. 이제 너무 싱거워서 다른 모임은 참여는 못할 것 같다.


아참, 여담인데 지금 그 독서모임 3기를 모집 중이다.(혼자만 알고 싶지만... 좋은 건 나누는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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