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립심과 주체성이 한 단계 올라간 날이니까!
기억하고 기념하지 않는 것은 쉽게 잊히기 마련이다. 너무 소중하고 특별해서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더라도 그 일을 기념하지 않으면 언제고 잊힌다. 그래서 잊지 않고 그 마음에 되새기기 위해서는 '기념일'을 만들거나 기념품을 구비해두고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굳이 기념품이나 기념일을 챙기지 않더라도 매 순간 떠오르며 기념하고 싶은 일들이 있기도 하다. 나에게는 그것이 운전을 제대로 하게 된 것이다. 운전은 나에게 상징적이다. 운전대를 잡고 차를 조정하면 내가 원하는 곳, 원하는 방향으로 언제든 갈 수 있다. 그것이 나를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래서 나는 약 한 달간의 남편과의 치열했던(?) 연수과정도 이를 악 물고 참아냈고 이제 나름의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었다. 나는 일부러 어렵고 복잡한 길도,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운전에 익숙해질수록 더욱 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운전대를 자유자재로 다룰 때마다 운전면허 딴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마치 성인식을 치른 것처럼.
특별히 기념식을 하지 않지만 운전면허를 딴 날은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마음에 되새기게 되는 날이다. 독립된 주체로서 한 가지 능력치를 추가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