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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갑용 Jan 15. 2019

규범적 변화로 무장하라

과정 중심 평가 실천 전략: 규범적 변화

최근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변화를 요구받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정 중심 평가'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학교 현장의 안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의 대다수는 현실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실천방법의 제시가 현실성이 없어 "하라고만 하고 할 방법을 제시해주지 않는다"는 푸념을 한다.


나의 교직경력에서 학교 교육개혁 열기로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이 '열린 교육' 운동이다. 하지만 지금 학교 현장에서 열린 교육이라는 용어를 들을 수 없다. 열린 교육의 기반이 되었던 교육철학들은 교육 현장에 안착해 유용하게 활성화되고 있지만 '열린 교육'이라는 개념은 인용하는 이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경력 교사들에겐 거부감이 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과정중심평가가 교실 현정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열린 교육운동이 준 교훈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어 보인다.



열린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획일화, 관제화됐다는 것이었다. 열린 교육 운동에 정부가 개입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정형화된 하나의 방식을 선택하여 따라야만 하는 강요된 분위기가 있었다. 아니 교사들 스스로가 구태에 머문 교사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열린 교육 학습 기법 한 두 개는 수업에 적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렇게 열린 교육은 어느 순간 본래의 취지를 상실하고 형식적인 흉내내기 꺼리가 되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일치된 평가다.


다시말해 열린 교육의 실패(우리 교육 현장에 좋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므로 실패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진 점에서  그렇게 보는 것이다.) 요인은 본질적인 관념의 변화에 이르지 못하고 교육청 주도에 따라 형식을 좇는 것에 급급해져 현장에서 교사들의 불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열린 교육은 교사의 믿음과 철학이지 물리적 환경이나 형식과 방법이 아닌데, 당시 열린 교육 바람은 물리적 환경이나 형식과 방법에 치중했다. 적어도 내 주변에선 그랬다. 교실 간 벽을 헐고 또 복도와 벽을 터서 공간을 넓게 활용하려 했다. 교실 앞에는 원형 매트를 깔고 학생들을 둘러앉게 했다. 수업 도입으로 러그 미팅을 시도했다. 교실 뒤편에는 다양한 놀잇감과 활동거리를 비치해 수월한 학생에 대한 개별 대응을 하게 했다.


과정 중심 평가는 새로운 평가방식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더더욱이 평가의 형식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과정 중심 평가가 담고 있는 관념에 강조해야 할 것이다. 혁신적인 평가에 어울리는 교사의 사고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홉스테드는 학교 변화의 모습을 구조적 변화, 규범적 변화, 인적 변화로 규정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규제적 변화와 규범적 변화 측면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살펴보자.


학교 변화에 있어서 제도나 형식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규제적 변화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을 규범적 변화라고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학습지도안을 학교에 도입하면, 이는 교사들이 지도안을 작성하는 방법에 변화를 주겠지만 교수에 대한 교사의 관점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나 규범적 변화는 교사가 사물을 보는 시각, 믿는 것, 원하는 것, 아는 것, 행하는 것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시도한다. 따라서 학교의 전체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구조적 변화만 시도하면 변화는 지속되지 못하고 표면만 바뀌다 만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진정으로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구조적 변화와 어울려 규범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과정 중심 평가는 새로운 평가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 과정 중심 평가에 교사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하겠다. 교사들의 평가관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교사 대상 연수과정을 개설할 때에 고려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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