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교사가 겪는 어려움은 일과 관계로 집약될 수 있다. 초임교사가 겪는 어려움을 일과 관계의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1. 업무와 관련한 어려움
교사가 수행하는 업무는 모두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교사가 학교에서 수행하는 일을 나누어 본다면 크게 학급 경영과 담당 사무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중 학급 경영은 다시 학습 지도와 생활 지도라는 중요 역할로 나누어 진다.
초임 교사의 업무와 관련해서는 학습 지도와 생활 지도 그리고 담당 사무 분장의 영역에서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각해볼 때, 업무와 관련한 초임교사들의 어려움은 양성과정에서 배웠던 이론들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가. 교과 학습 지도; 내가 잘 하고 있는가?
초임교사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는 ‘수업’이다. 이러한 높은 관심은 상대적으로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초임 교사들의 학습 지도에 대한 의욕은 왕성하여 아동에게 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보다 많은 변화를 보기 원한다. 하지만 학생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짧은 기간 안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임교사는 실제적인 학습 지도의 상황에서 만족스런 수업 경험보다 그렇지 못한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자신의 학습 지도법에 대한 확신의 혼돈과 교사로서의 자질에 대한 회의를 품기에 이른다.
초임교사가 학습지도와 관련하여 겪는 어려움은 수업의 출발점이자 근본적인 질문인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대학의 양성과정에서 익혔던 방법과는 상관없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달하는 차원에 머무르게 된다.
“교대 4년간 배웠던 수업모형이나 교수법과는 상관없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 오직 자신만을 향하고 있을 때 양성기관에서 배웠던 그 어떤 이론도 떠오르지 않는다. 책을 폈지만 교육과정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학교 생리는 오히려 학생들보다 더 모른다. 그저 막무가내로 자신이 아는 상식선에서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전달하며 설명을 늘어놓기에 바쁘다.”
실제로 수업계획을 치밀하게 계획했더라도 실제 수업 장면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수업의 전개 과정에서는 기본 학습 훈련부터 시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산만한 아동들의 주의를 어떻게 집중시킬 것인가에 대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가 잘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은 대부분의 초임교사들이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교과 지도 외에 체험 학습 활동이나 학교 행사에서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특별히 학교 행사를 비롯한 창의적 체험활동과 현장체험학습 시간은 학교마다 그 특색이 있어 동일한 모형이 없어 적응에 어려움이 더한다. 계획을 세우는 일에서부터 열린 공간에서 아동을 관리 하면서 교과서로 제시된 것도 없는 활동 내용을 선정하여 운영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만만한 것이 없다. 체험학습을 계획하는 과정에 버스를 예약하는 일이나 가서 활동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지 못해 일어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한 교실이라는 제한 된 공간이 아닌 개방된 장소에서 여러 반과 함께하는 활동일 경우 다른 반과의 비교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초임 교사는 자신과 자신의 반 학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직시하게 된다.
나. 생활 지도; 애들이 왜 이래!
생활지도는 학생들이 자기의 인격, 능력, 적성, 흥미 등의 인성적 특징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최대한의 개성 신장과 자아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김기태․조평호,2003:107).
하지만 초임교사에게는 생활지도에 대한 제 영역에 대한 실천 보다는 학생들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진다.
초임교사는 학생들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과 교실 생활의 올바른 습관 형성을 위한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특별히 벌을 주고호통을 처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심지어 잘 못된 행동에 대해 지도하는 교사에게 저항하며 대드는 행동을 보이면 그 당황스러움과 낙심된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가운데 교사를 당황케 하는 돌발 상황은 많다. 학생들 간의 싸움에 의한 부상이나 그 외의 안전사고와 관련한 사건이 벌어질 경우 초임교사는 더욱이 당황하고 초조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이러한 학생 통제를 비롯한 생활지도와 관련되어서는 현실적인 조언이 절실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쉽지 않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대부분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거나 또래 교사와의 공동 사고로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을 시도한다.
다. 담당 사무 분장; 젊다는 이유로 쏟아지는 일
담당 사무를 처리하는 일에 있어서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대학의 양성과정에서 행정 사무에 대한 지도는 소개 측면에 머물러 있었고, 교생실습을 통해 경험해 본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담임교사가 처음 맡게 되는 업무의 성격은 아래의 경우처럼 경력교사들이 싫어하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기 쉽다.
젊다는 이유로 쏟아지는 과중한 업무는 정작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못해 어려움이 더한다. 학교 행사는 해마다 반복되어 진행되기 때문에 지난해 작성된 공문을 보고 비슷하게 처리할 수 가 있다.
하지만 인수․인계가 잘 되지 않아 자료를 찾을 수 없는 경우와 새롭게 생겨난 업무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터득해 가는 수밖에 없다.
어느 경우엔 본인의 업무가 아닌 일로 인해 분주할 때가 있다. 나이 드신 경력 교사들이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비롯해 도움을 요청할 경우 거절하지 못하고 떠맡게 되는 경우까지 생기는 것이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 업무를 처리하더라도 신성한 것으로 여겨온 ‘수업’까지 침해가 오면 초임교사가 겪는 심적인 고통과 낙심은 정점에 이르게 된다. 때론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학생들을 인내심으로 대하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고 마는 옹졸한 교사의 모습을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초임교사는 교직에 입문하여 낯설고 힘든 적응 과정에 놓여있지만 더하여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그 어느 경력 교사들보다도 어렵고 힘든 많은 양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 관계와 관련한 어려움
교직은 사람과의 관계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직업이다. 교사는 주로 학생, 동료교사, 교육행정가 그리고 학부모와 인간관계를 갖는다. 공식적인 규칙도 없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인간관계 때문에 따라서 교직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이정선, 2002:114).
초임교사는 대학 때까지는 같은 연배의 사람들과 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사고방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었지만 학교라는 조직에 입문하면서 보다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따라서 초임교사는 관계 맺기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있다. 특별히 누구와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갖는지는 초임교사마다 놓인 상황과 개인적 경험이 달라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흔히 ‘몸의 고단함은 견딜 수 있지만 마음이 상하면 견디기 힘들다.’는 말은 업무의 가중함보다 인간관계에서 발생되어지는 어려움이 더욱 크게 다가옴을 말해 주는 것이다.
가. 아동들과의 관계; 어르고 달래고
교사의 업무는 모두 학생과 관계되어있으며,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상호작용하는 대상도 학생이다. 초임교사의 학생에 대한 생각은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측면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며 의도된 교육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이끌어가야 할 대상이면서 동시에 사랑의 바탕 위에 맺어지는 관계로 인식한다. 다시 말해 바람직한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친화 애정에 기인하는 인간관계를 기저로 해서 그 위에 학습관계가 설정되어 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초임교사는 어떻게 하든 학생들과 애정의 관계를 유지하며 학교생활을 의미 있게 제공하려고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교사에 절대적으로 순응만 하는 것은 아니기에 어려움이 있다.
교사와 학생간의 갈등 관계가 표면화 되어 나타날 때 초임교사는 당황하게 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한 동안고민하기도 한다. 특별히 성장이 빠른 남학생을 대할 때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가 진장과 갈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임교사에게 있어 학교생활에 개인적 만족감의 가장 중요한 동기 요인은 학급을 통한 학생 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신규 때 아동과의 의사소통이 가장 원활하였으며 많은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고 회상하고 있다.
학생은 교사에게 있어 다른 어느 누구보다 교직에 대한 정체성과 보람을 얻게 하는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보람과 만족의 동기가 되는 학생들이 동시에 교직을 만족하게 수행하는데 있어 갈등의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찌하든 교사는 학생을 품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나. 동료교사와의 관계; 동료가 아닌 어린교사로
학교라는 곳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움직여지는 곳이다. 초임교사가 직면하는 교직 관계의 특징은 무엇보다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 있어 연령차에 의한 종적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동료교사가 아닌 어린교사로 대우하는 선배교사들을 모셔야 하는 불편함이다. 앞서 살펴본 업무와 관련된 어렵고 힘든 일을 과중하게 부여 받는 원인도 연령차에 의한 종적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한부로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는 불쾌감이 앞서기도 한다.
대부분의 초임교사는 동료교사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 경력에 의한 선․후배 관계를 맺고 있다. 선배교사는 후배교사에게 업무 처리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지만 때로는 초임교사에게 교직 적응에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 받고 도움 받는 조력자의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자신의 교직 생애를 회고하면서 동료 선생님들의 격려와 믿음이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때론, 초임교사는 긍정적인 자세로 동료 교사들의 지도를 수용하는 경우 자신의 교직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초임교사에게 있어 동료교사는 자신을 동료가 아닌 어린교사로 여겨 함부로 대하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교직 적응과 전문성을 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우군(友軍)으로 여기기도 한다.
다. 상급자와의 관계; 학생 대하듯
초임교사들 대부분은 학교장을 비롯한 상급자와의 관계를 불편하고 꺼려지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불편하고 꺼려지는 관계의 배경에는 교장과 교사라는 관계가 마치 교사와 학생의 관계처럼 일방적으로 훈계하고 가르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내리는 명령처럼 지시를 하고 야단치듯 내리는 훈계에 당혹스러워 한다.
또한 상급자의 일처리에 있어 불합리한 점을 발견할 때에는 더욱 불편하고 꺼려지는 관계로 멀어지기 쉽다. 친분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사무분장을 비롯해 대하는 태도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초임교사는 학교장을 비롯한 상급자들이 성인이자 교직의 전문인으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대하듯 하는 것과 비합리적인 방식의 업무 처리 모습 등으로 불편하고 꺼리는 관계로 공식적인 관계만을 유지하려 한다.
라. 학부모와의 관계; 먼 거리 유지하기
또한 학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먼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특별히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하여 함부로 말을 낮추며 대하는 태도는 초임교사의 마음을 상하게 하며 학부모의 학교 방문과 상담 활동을 꺼리는 원인이 된다.
학부모 중에는 학생에 대한 지도는 자신의 아이에 대한 차별이라고 인식하며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교사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자녀를 길러보지 않았다는 것에서 쉽게 가르치려든다고 볼 수 있다.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능숙한 인간관계 기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를 대하는 자체를 두려워하며 꺼려한다.
초임교사는 차라리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찾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먼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학생들만 상대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초임교사는 아직 인간관계에서 서툰 면이 많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대인관계에 능숙함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