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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교감 역할

by 김갑용

학교에서 교감의 역할을 수행한지도 4년이 되어간다.

선배들은 "교감은 짧게 하면 할수록 좋다고 한다."

특별한 권한도 없고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여지도 없어서 이래저래 위아래로 치이기만 한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학교의 최종 책임자는 교장이고 따라서 최종 결정권자도 교장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교사들도 회의를 통해 많은 부분을 결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감은 무엇하는가?

교장을 보필하고 교사를 지원하면서 중간자로서 중재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면서 "교감은 하기나름"이라고도 말한다. 교감의 역할이란 것이 찾아서 하려고 생각하면 끝이없고, 안하려고 맘 먹으면 그대로 넘어가진다는 이다.

지원하는 업무 자체가 찾아서 하는 성격의 일이라. 일의 규모가 확정적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


현재 학교장의 권한 위임은 진행 중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교장의 권한이 교감에게 오면 당연히 교감의 권한은 교사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통제가 아닌 권한 위임을 통해 함께 세워져 가는 것이다.

궁극적으론 학교구성원 모두가 권한을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부분이 행정스타일에 따라 불편하게 다가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지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자신의 뜻대로 실행해 보는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집중된 권력이 좋을 것이고 현재의 민주적 학교조직문화 개선 방향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바람직한 교감의 역할 수행을 위한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자신의 가치관을 명료화해야 한다.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는 입장에서 또한 교사들을 직접적으로 리드하는 입장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감은 학교 교육활동의 방향 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다. 간자적 위치에 있기에 정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교감은 교육적 행위에 대한 보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가치관과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 바람직하고 일관성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잘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을 전달하고 잘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동료의식을 더하게 할 뿐아니라 업무의 효율성도 가져오는 것이다. 공감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진정한 동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는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솔선해야 한다.


둘째, 교사를 존중해야 한다.


교사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배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 개개인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해당 교사에게 어떤 종류의 지원이나 지지가 필요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마다의 가치를 표출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그 교사만의 전문성을 존중해 주고, 그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학교에서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과의 관계 바로 세워져야 한다.

관계에 있어는 진솔한 마음으로 거짓없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진심이라는 진정한 헌신만이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학교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교육이란 것이 기계적 작동에 의한 것도 아니고 제품을 다루는 곳도 아니기에 자신이 생각하는 특정 행동 양식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행위는 기술 공학처럼 일정한 방식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교육을 예술에 가깝고 학교는 사람을 가르치는 곳으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재직하는 학교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기존 학교 구성원들이 형성한 학교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학교문화의 변화 시나브로 모색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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