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사업을 일으켰을 때, 나는 내가 영업에 재능이 있다고 믿었다. 콜드콜을 돌리고, 미팅을 잡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타고난 영업가라 착각했다. 하지만 재능 있는 영업사원을 직접 뽑아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했던 일은 단지 책에서 배운 내용을 조금 더 치열하게 실천한 것뿐이었다는 걸.
그들과의 차이는 압도적이었다. 나는 준비하고 분석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스스로를 다그쳐야 겨우 해내는 일을 그들은 자연스럽게 해냈다. 나는 말의 타이밍을 고민하고, 표정을 계산하고, 전략을 세워야 했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열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영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노력을 극단적으로 해낸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는 노력에 목매다는 스타일이다. 잠을 줄이고, 수십 권의 책을 읽고, 실패를 곱씹으며 몸으로 익혀왔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된 줄 알았다. 하지만 사실 나는 재능이 아니라 끈기 덕분에 버텨온 사람이었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고, 노력은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타고난 것이 없었기에 선택을 반복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깨달음이 절망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위안이 되었다. 노력으로 하늘에 닿을 수는 없지만, 노력으로 벽을 넘을 수는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하지만 무릎이 까지고 손이 피나더라도 계속 뛰다 보면, 언젠가는 그 벽 위에서 잠시라도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다.
나는 이제 재능이란 단어에 환상을 품지 않는다. 대신, 그 벽을 넘어온 손톱자국과 흙 묻은 발자국이 나의 진짜 재능이라는 걸 안다.
노력이란 건 결국, 하늘을 향해 닿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