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반목

by 삶 집착 번뇌

협력업체 중 한 사람이 어느 날 이런 얘기를 했다.

교회에 다니고 싶어서 가족들이랑 많이 싸웠다고. 그런데 그 말투가 이상했다. 마치 그 싸움이 신앙을 지킨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가족과의 갈등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느낌이었다. 그의 표정을 보면서 오래된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왜 어떤 사람들은 부모의 사랑보다 교회의 어른들의 사랑이 더 크다고 느끼는 걸까?


교회 안을 들여다보면 이런 모습이 꽤 많다.

어떤 사람은 부모보다 ‘목사님 말씀’을 먼저 따르고, 어떤 사람은 집안 문제를 교회 어른들에게 먼저 상의한다. 그러다 보면 가족과 어긋나는 순간이 생기고, 이상하게도 그걸 ‘믿음이 깊어졌기 때문에 생긴 갈등’처럼 설명한다. 마치 신앙이 한 단계 더 올라갔다는 증표처럼.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기독교인들은 신천지가 가족을 갈라놓는다고 비판한다. “가족과 싸우게 만드는 곳은 이단이다.”

그 논리라면, 가족과 갈등을 만들어낸 교회는 정통이고, 신천지는 이단인 이유는 뭐지?

둘 다 가족을 힘들게 하는데 기준이 ‘교리’가 아니라 ‘내가 속한 편’일 뿐이면… 그건 논리가 아니라 감정 아닌가.


나는 종교가 사람을 더 따뜻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현실에서는 신앙이 깊어질수록 마음이 더 좁아지는 사람도 있다. 가족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내가 믿는 게 맞다”는 확신만 더 커지는 경우들이. 그 확신이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밀어낸다.


협력업체 직원의 이야기는 그냥 개인 경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 교회가 가진 오래된 그림자를 본다.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그 사랑이 집 밖으로는 넓어지지 않는 모습.

종교적 확신이 커질수록, 가족에게 작은 상처가 생겨도 그걸 신앙의 과정으로 포장해버리는 태도.

그게 나에게 가장 큰 회의감으로 남는다.


신앙이라는 게 결국 사람을 더 깊게 만드는 힘이라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는 순간부터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잃어가면서 얻는 믿음이라면, 그건 믿음이 아니라 집단의 충성심에 가까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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