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친구가 거의 없다. 겉으로 보기에 외향적인 편이지만, 마음 깊이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는다. 넓게 잡아도 세 명 남짓, 많아야 네 명 정도다. 그중에는 친구이면서 동시에 비즈니스적으로 얽힌 관계도 있다. 서로 물건을 팔고 사는 사이는 아니지만, 각자가 가진 통찰을 공유하며 성장해온 사람들이 있다. 도덕이나 인생 문제에 관해서는 보석 일을 하는 친구와 잘 맞았고, 사업 구조나 운영 쪽으로는 IT 쪽 친구와 묘하게 코드가 맞았다.
그래서 가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이들은 과연 순수한 친구인가? 아니면 역할적으로 필요해서 옆에 있는 관계인가?
결론은 명확하다. 친구로서도 필요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도 필요하다. 그 둘은 따로 떨어져 있는 개념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삶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층위일 뿐이다. 다만 이 관계들을 ‘순수한 친구’의 영역에서 제외하고 나면, 마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진짜 친구는 결국 두 명 정도만 남는다.
사람들 대부분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친구 많이 필요 없다”고.
가정을 챙기고, 일과 싸우고, 하루를 버티는 데도 에너지가 모자라는데, 여기에 친구를 한두 명 더 챙긴다는 건 솔직히 말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시간이 부족해지는 일이고, 관계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친구가 줄어드는 걸 외로움으로 표현하지만, 사실은 삶이 제자리로 정리되어 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친구가 적은 게 문제가 아니고, 괜히 많은 사람을 얕게 알고 지내는 것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넓은 네트워크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삶이 깊어질수록 결국 곁에 남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나도 그 과정을 겪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받아들이려 한다.
친구가 적어도 괜찮다고.
대신 진짜 친구, 단 두 명이라도 있다면 그건 충분히 풍요로운 삶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