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by 삶 집착 번뇌

오늘은 내 생일이었다. 하지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손에 꼽힌다. 기껏해야 세 명? 이상하게도 답장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남은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라는 말만이 오히려 나를 멈춰 세운다.


행복하게 보낸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오늘 하루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고객 컴플레인을 처리하고, 잠깐 일하고,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누워 보냈다.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은 하루. 무색무취한 하루.


나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 행복은 불행 직후에 오는 짧은 숨 고르기 같은 것이라고. 불행이 끝나고 잠깐 쉬어갈 때, 사람들은 “아, 이게 행복 아닐까?”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나처럼 큰 파동 없이 무료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 행복은 그저 감정의 미세한 흔들림에 지나지 않는다.


아침에 직원이 작은 케이크를 건넸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그걸 받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이걸 받았다고 내가 행복해져야 하는 걸까?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요”다. 그렇다고 불행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삶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예스”라고 말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금전적 부족도,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도… 남들이 흔히 느끼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내 삶에는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딱히 행복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올해 생일도 그렇게 지나갔다. 특별한 일도, 특별한 감정도 없이. 그저 무탈하게,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보냈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인지도 모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직장이 없는 곳에서 직장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