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한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사랑의 완성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떠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과 간절함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때,
상대를 놓아주는 것이 마지막으로 남은 사랑일 수 있다는 생각에 닿았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잊지 못하는 옛 연인과 닮은 사람과 오랜 시간 사역하며 마음이 흔들렸다.
당시 만나고 있던 그녀에 대한 미안함, 닮은 사람을 향한 알 수 없는 여운,
그리고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던 옛 연인.
그 세 감정이 얽히며 나는 오래도록 방향을 잃고 서 있었던 듯하다.
그렇다고 당시 연인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녀와 함께한 시간들은 분명 따뜻했고, 나는 진심이었다.
하지만 감정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기억과 기대와 두려움이 겹쳐 만들어지는 복잡한 구조다.
나는 그 안에서 중심을 잃었고,
마치 사랑이 무서운 강아지처럼
갑작스럽게 결혼이라는 말을 꺼내 버렸다.
그것은 확신이라기보다,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달라는 조용한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그녀는 내 손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일에 지쳐 있던 나로 인해 그녀는 잠수라는 방식으로 거리를 두었다.
그렇게 사랑은 조금씩 식어갔고,
사랑한다는 말 대신
나는 이별을 선택해야 했다.
그것이 그녀를 위한 마지막 배려라고 믿으면서.
지금 나는 모든 관계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다.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순간,
나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따르는 사람들도 함께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남자이기 전에, 나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고, 대표다.
그 사실이 내 마음보다 먼저 자리를 잡는다.
그러나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만약 옛 연인을 닮은 그녀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혹은 옛 연인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면,
지금의 이 사람을 그녀 위에 겹쳐 보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그 질문들은 여전히
나를 과거와 미래 사이에 붙잡아둔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여러 사람들은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 사람이 내 안의 오래된 감정을 지워줄 수 있을까?”
라는 기준으로 사람을 보기 시작했다.
그 질문은 사랑이 아니라,
내 감정의 공백을 메우려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나를 다듬어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는 벅차고,
누군가에게는 닿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사랑은 완벽해지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사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 사랑은 완성되는 감정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계속 갱신되는 관계라는 걸
이제야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