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상처를 주고받은 누군가를 멀리서 마주하는 경험을 오랜만에 하는 듯했다.
언젠가 이상형이 손이 예쁜 사람이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나에게 맞춰 손이 깔끔한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을 고쳐주던 사람.
타인에게는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서도
나에게는 먼저 다가와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오랫동안 그 사람 곁에서 다른 그림자들로 인해 꾸준히 힘들어했고,
그것은 전연인에게조차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작별을 고하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상황이 조금만 더 단순했다면,
상황을 조금 더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이 글은 그 아쉬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설명보다는 토로에 가까운 기록이다.
시간은 어떤 날엔 야속하게 느려
정을 주고받아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
정을 주고받게 만들었고,
어떤 날엔 너무 빨라 1년이라는 시간이 스쳐 지나가게 했다.
모든 것은 내 탓도, 그 사람의 탓도 아니다.
그저 상황과 여건, 시간과 현재의 위치가
서로 맞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원망도, 미움도 남아 있지 않다.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것 같고,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도
그 사람의 방식으로는 다 한 것 같다.
그럼에도 왜 자꾸 나의 시선 한가운데에
그 사람이 놓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이제는 그 마음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어진 사람으로
이 감정이 한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