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패턴화된 생물이다.
늘 해오던 방식을 반복하려 하고, 변화에는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그런 관점에서 연말이라는 시간은 꽤 중요하다.
연말이라는 ‘특별한 구간’에서 선택한 행동이,
기존의 패턴을 다시 한번 굳히고
그 흐름이 자연스럽게 내년 한 해의 도입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술로 흘려보낸 사람은
내년에도 같은 생활을 이어갈 확률이 높고,
운동을 한 사람은 운동을,
공부한 사람은 공부를 계속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의식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경각심을 갖는 태도’ 자체도
또 하나의 패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를 돌아보았다.
운동, 일, 신문 읽기, 요리, 그리고 글쓰기.
이 다섯 가지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건전했고,
무엇보다 나다웠다.
나는 정말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걸까.
굳이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곧 깨닫는다.
아, 나는 혼자가 아늑한 사람이고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을 존중하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조심스럽게,
글쓰기라는 형식 안에 기도를 담아본다.
올해를 무탈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는 성장보다도 무탈함을,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을
조금 더 나눌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그렇게 생각하며
올해의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