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때

by 삶 집착 번뇌

최근의 타락은 유난히 깊었다. 나 혼자서 신정론을 독자적으로 풀어볼 만큼.

그 경험 이후, 영혼에 거무스름한 때가 묻은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서히 나를 갉아먹는 느낌이다.


몇 년간 연애가 끊이지 않던 내가 이렇게 길고 자발적으로 고독 속에 머문 적은 처음이다. 지금의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내 삶 전체를 천천히 잠식해오는 그림자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라도 많이 사귀어둘 걸.

타락의 경험 속에서 나는, 원치 않게도 매춘부를 만나는 방법까지 배우게 되었다. 그들은 삶 구석구석에 임재해 있었다. 마치 신처럼.

그 사실이 내 삶에 또 하나의 ‘참아야 할 고통’을 더했다.


예전 회사에서 친했던 팀장님이 퇴사 후 음식점을 차렸다. 가끔 들러 식사를 하곤 하는데, 뒷이야기는 늘 노래방이었다.

그 순간, 내 고독과 허기를 억눌러야 할 새로운 층이 생긴 듯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고통 속에서 나의 시선은 더 정제된다.

요즘 나는 아이브의 장원영 씨를 ‘팬’이라 부를 수 있다. 곡 하나 모르지만, 그녀의 ‘원영적 사고’를 담은 영혼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타락으로 인해 고통의 깊이가 한 겹 더해진 삶 속에서 이렇게 외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


“더 고통스러워져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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