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불교 신자다.
요즘은 매일 저녁 사경을 한다고 한다.
전화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 조용한 시간 속의 엄마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경전을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쓰는 그 행위가
엄마에게는 하루를 정리하는 기도일 것이다.
나는 자유신자다.
특정한 종교에 매이지 않고,
인간이 신을 향해 마음을 여는 그 순간 자체를 믿는다.
그래서 기도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불교의 기도는 누군가에게 부탁하거나 구하는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마음을 비추는 행위에 가깝다.
엄마가 사경을 하는 것도
어쩌면 자기 마음을 다스리고,
그 안에서 평화를 찾기 위한 일일 것이다.
기도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기독교의 기도는 방향이 다르다.
하나님이라는 인격적 존재에게 말을 건다.
감사와 고백, 그리고 간구.
그 모든 언어에는 누군가가 듣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 믿음이 인간을 버티게 하지만,
때로는 응답이 없을 때 흔들리게도 한다.
엄마의 기도는 마음을 향하고,
나의 기도는 방향을 찾는다.
하나는 고요 속에서 자신을 비우고,
다른 하나는 자유 속에서 신의 자취를 묻는다.
형태는 다르지만, 두 기도는 결국 같은 길을 향한다.
불안한 인간이 평안을 구하는 길,
그 길의 이름이 다만 ‘기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