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선함

by 삶 집착 번뇌

대가성 선함

가끔 매출이 억대가 나와도, 남는 돈이 500만 원이 안 될 때가 있다.

일은 일대로 바쁜데 통장에 돈이 남지 않으니, 허무할 때가 있다.

누군가는 “그래도 500만 원이나 남았네”라고 말하겠지만,

직장인과 사업가는 한 달의 돈 소비 구조가 다르다.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야 하는 입장에서 그 500만 원은 결코 여유가 아니다.


돌이켜보면 이유는 명확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작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는 고객 만족을 위해 내 돈으로 처리했다.

그게 마음 편했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죠”라고 말하겠지만,

B2B 업계에서는 사실 A/S를 해주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법적으로도 품질 편차를 설명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결국, 그 대가성 선함이 내 이익을 갉아먹는다.


문제는 그 이후다.

바쁨은 다시 바쁨을 낳고, 실수를 낳는다.

수백만 원의 A/S를 내 돈으로 감당하고 나면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하는데,

현실적인 방안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찾아오면 마음의 균형도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 한다.

악착같이 버티며 선함을 지키려다 보니

힘겹게나마 회사가 성장해왔다.

자영업이 ‘사업’이 되고,

사업이 ‘기업’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선함은 진심일까, 아니면 대가를 바란 습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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