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신과는 늘 상성이 맞지 않았다.
아무리 간절히 바래도, 기도하면 단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주사위를 던져놓고 내 노력 하나 없이
결과만 좋게 나오길 바랐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신은 속으로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야, 괘씸한 놈아. 이제 와서 기도하면 어쩌려고.”
그래서 신은 나에게 바라는 것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뒤로 나는 기도를 조금 다르게 쓰기 시작했다.
‘남을 위해, 타인을 위해,
아무리 힘든 순간이 와도 옆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그것이 나의 주된 기도문이 되었다.
이번 달은 유난히 연휴가 길었다.
아마 나를 포함한 자영업자, 사업자들이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매출은 4~5천만 원쯤 되었지만, 실상은 헛매출이었다.
고객 관리 차원에서 마진 없이 제공한 제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업 유지비는 약 700만 원,
이번 달 실제 수입은 300만 원 남짓이다.
문의가 들어오고, 발주에서 납품까지 한 달 반은 걸린다.
그런 구조가 나를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끌어내렸다.
돈의, 그 더럽고 깊은 늪으로.
그래서 예배가 끝나고 “기도하라”는 말이 들렸을 때,
나도 모르게 ‘매출이 다시 오르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할 뻔했다.
하지만 내 기도의 응답률은 0퍼센트.
그래서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큰일 날 뻔했네.
아무리 힘든 순간이 와도,
내 가족과 동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행동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기도를 마치고,
혼자 칵테일 한 잔으로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