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없는 세상

질문의 힘. 나를 깨우는 물음표

by 가비야

정답 없는 세상,

나를 키우는 건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였다



​"질문 있는 사람?"

​학창 시절, 선생님의 이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교실에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하면 '모르는 것이 탄로 나는 것' 혹은 '수업 시간을 지연시키는 눈치 없는 행동'이라고 배웠으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침표를 잘 찍는 것, 정해진 정답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 능력인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1인 기업가로 홀로서기를 하고, 매일 AI와 씨름하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세상은 '정답 자판기'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AI가 내게 가르쳐준 것

​챗GPT나 각종 생성형 AI 툴을 다루면서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 똑똑한 비서들은 내가 개떡같이 물어보면 개떡같이 대답하고, 찰떡같이 물어봐야 비로소 보석 같은 답을 내놓습니다. 소위 말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본질은 결국 질문하는 능력이었습니다.


​"돈 버는 법 알려줘"라고 묻는 사람과,

"50대 1인 기업가가 AI 툴을 활용해 스마트스토어 상세 페이지의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구체적인 5단계 전략을 알려줘"라고 묻는 사람이 얻는 정보의 질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결국 AI 시대에 인간의 지성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저장)'가 아니라

'무엇을 궁금해하느냐(탐구)'로 증명되는 셈입니다. 저는 다시 '물음표'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직장인 시절에는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수행하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1인 기업가는 다릅니다. 아무도 저에게 "내일은 이 상품을 소싱해"라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광활한 망망대해 위에 뜬 쪽배 위에서, 저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상품이 정말 고객에게 필요한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단순히 돈 때문인가, 아니면 성취감 때문인가?"

​때로는 그 질문들이 저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날이면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심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하지만 그 두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고 마주했을 때, 비로소 흐릿했던 사업의 방향이 선명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왜'에서 '어떻게'로

​과거의 저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물었습니다.

그건 자책이자 신세 한탄이었습니다. 답 없는 질문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질문을 바꿨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뭐지?"

​질문의 주어를 '과거의 원망'에서 '미래의 해결'로 바꾸는 순간, 뇌는 신기하게도 솔루션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나쁜 질문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넣지만, 좋은 질문은 우리를 문밖으로 이끌어줍니다.


​다시,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나이가 든다는 건 어쩌면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게 없어진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원래 그래", "해봐야 뻔해"라는 말로 질문을 차단하는 순간, 우리의 뇌는 늙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거울 속의 저에게 질문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오늘 하루, 나를 설레게 할 일은 무엇인가?"

"오늘 만날 인연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정답은 여전히 모릅니다.

세상에 완벽한 정답이란 애초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세상이기에, 우리는 마음껏 질문하고 각자의 답을 만들어갈 자유가 있습니다.

​내 인생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은 선명한 정답(마침표)이 아니라,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물음표)이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저는 AI에게, 세상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끈질기게 물어보려 합니다.

​"그래서, 그다음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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