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불청객? 아니 친구?

5분만 더를 외치게 만드는 알람

by 가비야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들려오는 그 소리.

알람은 현대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아침의 문지기이자 성가신 불청객이다. 머리맡에서 울리는 스마트폰의 진동이나 멜로디에 우리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에는 시끄러운 종소리가 나는 자명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이제는 각양각색의 스마트폰 알람음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경쾌한 새소리부터 웅장한 클래식 그리고 가끔은 듣기만 해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본 경고음까지. 어떤 소리를 선택하든 잠결에 듣는 알람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소음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 가혹함이 싫어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들로 알람음을 다 채워놓았다.^^

​알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5분만 더라는 마법의 주문이다. 알람 소리에 놀라 눈은 떴지만 몸은 여전히 이불속의 온기를 간절히 원한다.

스누즈 버튼을 누르고 얻어낸 그 짧은 5분은 세상 그 어떤 휴식보다 달콤하다. 하지만 그 5분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는 순간 아침은 전쟁터로 변한다. 사춘기 아들을 깨우는 잔소리와 주방의 분주한 소음이 섞여 우리 집의 진짜 알람이 완성된다.

​그런데 굳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신기하게 눈이 떠지는 날이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 몸속의 알람 시계는 더욱 정교해진다. 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정신이 먼저 맑아지는 경험을 할 때면 내 몸이 기억하는 시간의 무게를 실감한다. 억지로 깨우는 외부의 소리보다 내 안에서 울리는 이 생체 리듬이 가끔은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알람은 단순히 잠을 깨우는 도구를 넘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선언하는 신호탄이다.

그 소리가 아무리 듣기 싫고 귀찮아도 내가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일어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김없이 나를 불러주는 그 소리가 있기에 나의 일상은 흐트러지지 않고 제 궤도를 찾아간다.

​가끔은 알람 없는 아침을 꿈꾸기도 한다.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창가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뜨는 그런 아침 말이다. 하지만 막상 알람이 없는 휴일 아침에도 습관처럼 일찍 깨어 거실로 나서는 나를 발견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평생을 규칙적으로 살아온 흔적이 내 몸 곳곳에 알람처럼 박혀 있는 모양이다.
​내일 아침에도 어김없이 알람은 울릴 것이다.

여전히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5분만 더를 외치겠지만 결국은 그 소리를 친구 삼아 힘차게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날 것이다. 알람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평범한 아침의 소란스러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일상적이고 고마운 소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