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미션을 해내는 기분이다.
육아란 그저 아기를 지켜보는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기의 밥과 반찬, 간식까지 준비해야 하고, 잠을 재우고, 기저귀를 틈틈이 갈아주며, 어질러진 장난감을 치우는 일까지 수많은 부수적인 일들이 따라온다. 또, 이런 일들을 해내기 위해선 항상 머릿속으로 계획하고, 다음 순서를 계산해두어야 한다.
이뿐인가. 우리 부부의 식사, 빨래, 청소 등 같은 각종 집안일까지 해야 한다. 해내야 한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는 편이지만, 일을 쉬고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내가 아무래도 더 많은 몫을 맡게 된다. 아기가 낮잠에 들면 30분~1시간 정도, 내 마음속 스톱워치가 째깍째깍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두어야 한다. 단, 조건이 있다. 최대한 조용히, 사부작사부작.
아기가 더 아기였던 갓난아기 시절에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함께 잠들어버리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집안일은 그대로 남아 있고, 마음 한편엔 찜찜함이 쌓였다. 쉬고는 있지만 쉬는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생활도 어느덧 1년쯤 지나니, 머릿속에 우선순위가 세워지고 혼자 미션 클리어하는 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마음속으로 정해둔 목표를 끝내기 전에 아기가 깬다면, 그날의 게임은 패배다. 반대로 모든 미션을 완수하면 이긴 게임. 그럴 때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집안에만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엄마들의 시간은 느리면서도 빠르게 지나간다. 솔직히 말하면 몸이 여러 개여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푹 자면서 쉬고 싶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니, 오늘도 커피 한 잔을 들이켜며 힘을 내 본다.
지금 이 글 역시 아기가 낮잠을 자는 사이에 쓰고 있다.
부디 엄마가 다 쓰기 전까지 푹 자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