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앙-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아기가 엄마가 사라지는 건 기가 막히게 안다. 엄마나 아빠, 특히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아이는 자지러지게 운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은 아기의 애착 1순위가 엄마인 나라는 사실을 증명해 뿌듯하다. 하지만 가끔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아기들의 낯가림은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들 하지만, 우리 아기는 유독 심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에게 엄마는 우주라는데,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때론 그 무게가 버겁게 느껴진다.
‘우리 아기 어린이집에 보낼 수는 있을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나는 이제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에 우울해질 때도 있다. 남편은 회식도 가고, 개인적인 시간도 마음 편하게 잘 보낸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집 앞을 잠깐 나가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밖에서도 홈캠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내 삶이 미워졌다.
힘들어 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어린이집에 조금 더 일찍 보내자고 한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또 이런 결정 앞에서 주저하게 된다. 막상 우리 아기와 떨어지려고 하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이가 남의 품에서 불안해하는 것도 못 보겠고, 내 손에 너무 익숙해진 아이를 다른 손에 맡길 용기가 쉽게 나지 않는다.
사실 우리 아기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니,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나의 우주였다.
껌딱지 유전자도 모전여전인가보다.
언젠가 딸이 내 손을 벗어나 엄마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고, 엄마를 귀찮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미 돌이 지나고 조금 자란 지금도, 엄마보다 또래들이랑 노는 걸 더 즐거워한다.
다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큰다고들 한다. 아마 그때가 되면 지금 이 날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지금은, 힘들어도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겨보려 한다. 나의 힘듦 때문에 아이를 밀어내기보다는 하루하루를 꽉 채워 품에 안아주고 싶다.
가능한 날까지, 우리 딸에게 꼭 붙어 있는 껌딱지 엄마로 남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