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파견근무지에서 엄마가 되었다

by 가브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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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했을 당시 나는 1년짜리 파견근무 중이었다. 원래 근무하던 곳도 아니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 역시 같은 직군이 아니었다. 낯선 환경에서 일하느라 예민해져 있었다. 어차피 1년만 스쳐가는 직원이라는 생각에, 그들 역시 나에게 큰 정을 주지 않을 것만 같았다. 나는 쉽게 섞이지도, 관망하지도 못한 채 애매한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신을 했다. 그것도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말이다. 그렇게 직원들에게 아픈 모습부터 보여주게 되었다. 근무하는 동안 끙끙대며 버티는 내 모습이, 아마도 그들이 가장 자주 본 나였을 것이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회사 규정에 따라 4시에 퇴근하는 단축근무를 시작했다. 팀원들은 내 몫의 일을 자연스럽게 나눠 맡아주었고, 야외 근무에서는 나를 제외시켜 주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언제든 바깥 공기를 쐬고 오라고 해주기도 했다. 옆자리 직원은 항상 ‘긍정!’을 외쳐주며 힘을 북돋아주었다.


임산부라 한들 이런 모습이 미워보이진 않을까 걱정되어,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해 일하려 애썼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 몸으로 휴직을 하지 않고 버티는 게 내 욕심인 거 같기도 했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그저 미안할 뿐이었다.


출산과 휴직을 한 달 앞두고, 회사 사람들은 하나둘 출산 축하 선물을 건네주었다. 아기 옷, 기저귀, 아기 욕조, 현금 등 꼼꼼히도 준비해 주셨다. 나에게 건네준 배려가 충분히 선물이었는데 또 이렇게 챙겨주셔서 감동했다.


“엄마가 된 걸 축하합니다.”

“공주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10개월 동안 받았던 배려를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몸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덕분에 일하면서 아기도 편안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었다.


아가야, 너는 이렇게 뱃속에서부터 배려와 사랑을 받았단다.

엄마가 고이 받은 이 사랑을 너에게 나눠줄게.

너도 그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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