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아티스트 봄여름가을겨울의 'Bravo, My Life!'라는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약 22년 전 공개되어 많은 분들께 사랑받았던 곡이고, 현재까지 후배 가수들로부터 여러 번 불렸던 노래에요.
저에게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괜시리 마음이 촉촉해지는 그런 노래라 한 해를 보낼 때마다 가끔 찾아듣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습니다.
어떤 이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답하고, 또 다른 이는 예술가나 의사가 되겠다고 말하지요.
그런 질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꿈을 담은 미래를 상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꿈’은 종종 ‘직업’이라는 단어로 바뀌고, 그 과정에서 꿈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더욱 분명해지곤 합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career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직업을 뜻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삶에서 만들어가는 궤적과 방향을 깊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Career라는 단어는 라틴어 'Carrus'에서 시작되었습니다.
Carrus는 주로 ‘수레’를 의미했지만, 동시에 사람이 목적지로 나아가는 과정 자체를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이 단어로부터 파생되어 중세 프랑스어에서는 'Carriere'라는 단어가 생겨났습니다.
이 단어는 말이 달리는 길이나 트랙을 뜻했는데요.
여기서 사람의 삶의 궤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의미로 발전했습니다.
참고로, 'Carrière'는 현대 프랑스어에서 '커리어'를 표현할 때 쓰이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Carriere'는 16세기, 중세 프랑스어로부터 영어로 도입되며 현대 우리가 아는 'Career'로 변모했습니다.
처음에는 특정 직업보다는 삶의 경로, 특히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트랙처럼 빠르고 역동적인 과정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었는데요.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이 단어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직업, 혹은 전문적인 경로를 뜻하는 의미로 정착하게 되었지요.
단순히 생계를 위한 활동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열망이 담긴 길로서의 career가 된 것입니다.
오늘날 career는 각자의 열정과 능력을 펼치는 공간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 단어에는 또 다른 층위의 의미도 존재합니다.
과연 우리는 career를 성공을 향한 레이스로만 바라보아야 할까요?
아니면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보아야 할까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career는 반드시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길만을 뜻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경로는 구불구불하고, 때로는 멈추거나 새로운 길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지요.
이러한 시각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느끼는 ‘완벽한 직업 경로’에 대한 압박감을 완화시켜 줍니다.
결국 career라는 단어는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가지느냐의 문제를 넘어섭니다.
여러분의 career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
그 길이 곧고 빠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길 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겠죠.
청년층의 실업률은 심각하고, 노년층의 취업률은 경이로운 요즘입니다.
은퇴를 맞이할, 혹은 은퇴를 이미 맞이한 중장년층의 삶에 대한 고민은 깊어가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말하는 것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그 고민이 만들어가는 주름도 깊어만 갑니다.
그렇기에 일에 대한 섣부른 조언이나 따뜻한 위로 한 마디도 조심스럽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어깨 위에 지고 있는 일과 커리어라는 이름의 짐의 무게를 감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걷는 길이 내가 만들어가는 나의 길이다'라는 문장 하나만 마음 속에 품고 추운 겨울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만들어온 삶의 궤적을 뒤돌아보며,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 갈 나의 삶의 궤적을 기대해보며 그렇게 걸어가면 어느덧 길 위에 놓인 눈송이들이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