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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 Apr 27. 2019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어벤저스 멤버들의 얼키고 설킨 관계

장대한 세계관만큼 막강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MCU. 서로 문신을 같이 하기도 하고 sns에 글을 올리기도 하는 MCU 배우들은 신기하게도, 또는 당연하게도 이미 과거 많은 영화들에서 크로스오버했던 전적이 있다. 이전 영화에서는 연인으로, 때로는 원수로 출연했던 두 사람이 MCU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 무척 재미있다. 이번 마블의 페이즈는 끝났지만, 이 배우들은 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의 결론은 세상은 좁으니 나쁜 일은 하지말자(.)는 것일지도.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인크레더블 헐크>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조디악>에서 마크 러팔로와 호흡을 맞췄다(이때 아이언맨과 헐크가 힘을 합쳐도 범인늘 못잡는 현실, 이라는 코멘트를 남긴 현명한 영화관람객이 있었다). <원더보이즈>에서는 랭 교수인 마이클 더글라스와 함께 나왔다(세계관을 공유하는, 어찌 보면 톰 홀랜드 이전 원조 스파이더맨인 샘 레이미의 영화에서 스파이더맨 역할을 맡은 토비 맥과이어도 <원더보이즈>의 주인공이다).  아이언 맨 전까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최고의 영화라고 손꼽혔던 <채플린>에선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의 숙모 메이를 연기한 마리사 토메이와 만난 적도 있다. 어쩐지 집적거리더라니.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는 로맨틱 코미디 <타임 투 러브>에서 팔콘 안소니 마키를 만났다  <설국열차>에서는 소서러 수프림 틸다 스윈튼과 만났는데, 물론 틸다 스윈튼의 비주얼만큼은 동일 인물의 것이라고 하기엔 엄청 다르다. 잠깐 출연하긴 하지만(아주아주 깜짝),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스콧 필그램 Vs 더 월드>라는 병맛의 최고봉 영화에서는 이미 캡틴 마블 브리 라슨과도 만났다. <루저스>는 지루한 액션영화지만 캡틴 아메리카가 가모라 조 샐다나와 아스가르드의 수장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를 모두 만나는 영화라는 데 의의가 있다. <앤트맨>의 악역 코리 스톨과는 그가 초능력자로 출연하는 <푸쉬>에서 만났으며, <내니 다이어리>에서는 이미 짝꿍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과 케미스트리를 뿜뿜한다. 대니 보일의 <선샤인>에서는 베네딕트 웡을 만났다. 이정도면 MCU 히어로들 중 가장 열일한 히어로에 들어갈 듯 하다. 하긴, 캡틴 아메리카 본인이 이미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판타스틱 4>에서 또다른 역할을 연기했으니 (당연히 스탠 리가 나왔다) 일인 이역이라고 해야할지, 멀티버스라고 해야할지.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은 웨스 앤더슨의 <개들의 섬>에서 틸다 스윈튼과 만났다, 애니메이션이지만. 마찬가지로 목소리로만 출연한 <정글 북>의 감독은 해피 존 파브르였고, 또다른 목소리 출연자는 만다린 벤 킹슬리와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 나키아 루피타 뇽이었으니 거의 어벤저스 잔치였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존 파브르는 <아이언 맨>이라는 대히트작이자 현재 MCU 전성시대의 포문을 연 <아이언 맨>의 감독이기도 하다. 블랙 위도우는 존 파브르가 감독하고 주연한 <아메리칸 셰프>에도 특별 출연한다. <헤일 시저>에서 다시 한번 틸다 스윈튼과 스쳤는데, 출연작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배우 틸다 스윈튼과 이래저래 만난 게 대단하다. 조셉 고든 레빗이 감독하고 주연한 <돈 존>에서는 캡틴 마블 브리 라슨과 만나 일찌감치 여성동지애를 쌓았다. <허>에서는 스타로드, 성길, 피터 퀼 크리스 프랫과 만났다. 본 사람은 많이 없는 영화일 것 같지만 닉 퓨리 사무엘 잭슨과도 <스피릿>에서 진즉 만났다. <천일의 스캔들>에서는 제인 나탈리 포트만과 자매로 출연했다. 크리스 에반스와는 <내니 다이어리> 외에도  <퍼펙트 스코어>에 사이좋게 출연했으니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의 사이가 좋은 것도 당연하다. 스칼렛 요한슨 역시 로버트 레드포드를 만난 적 있는데 <호스 위스퍼러>는 무려 1998년 영화라. 만약 MCU 출연진들 간에 연결선을 긋는다면 그 중심점은 스칼렛 요한슨이 차지할지도.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서는 로켓 브래들리 쿠퍼와 만나니까 말이다.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이하 햄식)는 조만간 <맨인블랙 인터내셔널>에서 발퀴레 테사 톰슨을 만날 예정이다. <12 솔저스>에서는 앤트맨의 조그맣고 소중한 친구 마이클 페나를 만났다. <하트 오브 더 씨>에서는 스파이 톰 홀랜드와 함께 했다. < 러시 더 라이벌>에서는 소코비아의 참사를 복수하려 했던 적군을 만났으니 바로 다니엘 브륄이었는데, 다행히 여기서도 경쟁관계여서 족보가 꼬이지 않았다. 또 햄식은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 단역 정도로 출연했는데, 가모라 조 샐다나가 엔터프라이즈호에 타고 있었다.



헐크, 마크 러팔로는 크리스 에반스와 마찬가지로 성실함의 상징 같은 배우. 하지만 어벤저스 멤버들과 크로싱하는 경우는 의외로 좀 적다. 그래도 <인피니틀리 폴라베어>에서는 가모라 조 샐다나와 사이좋게 출연한다. <땡스 포 쉐어링>에서는 페퍼 포츠 기네스 팰트로와, <셔터 아일랜드>에서는 만다린 벤 킹슬리와 연기했으니 의외의 인연인 듯. 한편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에 출연한 레이첼 맥아담스와 함께 열연했다. 게다가 <스포트라이트>에는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미워할 수 없는 짠한 빌런(생계형 빌런이라 불쌍하기 짝이 없다) 마이클 키튼도 사이좋게 함께 출연한다. 마크 러팔로는 <라스트 캐슬>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와 연기한 적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는 못할 듯하다.



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또다른 정글 북, <모글리:정글의 전설>에 목소리 출연을 했는데 역할은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와 같은 호랑이 시어 칸. 여기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헬라 케이트 블란쳇과 만난다. <커런트 워>에서는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함꼐 한다. <호빗:다섯 군대 전투>,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에서도 헬라 케이트 블란쳇과 만난다. <호빗> 시리즈에는 와스프 에반젤린 릴리와도, 로난 리 페이스도 출연했다. 리 페이스는 한때 요정이었다가 빌런 로난으로 타락한 존재가 되고 말았고, 케이트 블란쳇도 한때 요정이었다가 죽음의 여신이 되고 말았다. 반대로 큐컴버배치는 용 스마우그였으니 빌런과 히어로가 전도된 셈.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도 큐컴버배치는 악역을 맡으며 가모라 조 샐다나와 만난다. 큐컴버배치가 탈색하고 등장한 <제5계급>에서는 다니엘 브륄, 안소니 마키와 만난다. 큐컴버배치가 군인으로 등장하는 <워 호스>에서는 로키 톰 히들스턴도 군인으로 등장한다. 스칼렛 요한슨과 나탈리 포트먼이 나온 <천일의 스캔들>에는 큐컴버배치도 출연하며, <어메이징 그레이스>에서는 아르님 졸라 박사 역할을 했던 토비 존스와 함꼐 나온다. 선악의 구분이라곤 전혀 없는 네트워킹이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는 어린 나이 때문인지 아직은 <하트 오브 더 씨>, <커런트 워> 정도의 크로싱 전적만 갖고 있다.  호크아이 (또는 레골라스) 제레미 레너도 의외로 크로싱 횟수가 적다. 스칼렛 위치 엘리자베스 올슨과 <윈드 리버>에 함께 출연했으며 로켓 브래들리 쿠퍼와는 <아메리칸 허슬>에 함께 나왔다. 호크아이도 <본 레거시>에서 <앤트맨>의 코리 스툴과 만난 적도 있으며, 팔콘 안소니 마키와는 <허트 로커>에서 함께 했다. 스칼렛 위치 엘리자베스 올슨은 <아이 소우 더 라이트>에서 로키 톰 히들스턴과 만났다. <올드보이>에서는 무려 타노스 조쉬 브롤린, 닉 퓨리 사무엘 잭슨, 맨티스 폼 클레멘티에프 모두와 함께 했다. 비전 폴 베타니는 <한 솔로:스타워즈 쓰토리>와 <윔블던>에서 해피 존 파브르와, <모데카이>에서 페퍼 기네스 펠트로와, <저니스 엔드>에서 졸라 박사 토비 존스와 만났다. 여기서 해피의 발이 정말 넓음을 알 수 있다. 폴 베타니는 라스 폰 트리에의 정신나간 영화 <도그빌>과 별로 재미없는 코미디 영화 <키스키스 뱅뱅>에서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만났다.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스웨덴의 훌륭한 수출품인 스카스가드 집안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토르 세계관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에릭 박사이기도 하다.




성길, 스타로드, 피터 퀼 크리스 프랫은 무려 리틀 아이언맨인 타이 심킨스와 <쥬라기 월드>에서 일찌감치 만났다. <무비43>에서는 어벤저스에 딱 한번 나오고 그 이후부터 돈 치들이 맡게 된 워 머신의 테렌스 하워드와 만나기도 했다. 크리스 프랫이 출연한 <당신은 몇번째인가요?>에서는 다시 한번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등장한다(어마어마한 장르 커버력이다). <제로 다크 서티>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크리스 프랫은 마찬가지로 조연으로 출연한 쉴드/하이드라 요원인 프랭크 그릴로("아무리 봐도 나쁜놈처럼 생겼잖아")와 함께 한다. 로켓 브래들리 쿠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라스트 미션>에서 마이클 페나와, <알로하>에서 레이첼 맥아담스와 만난다. 가모리 조 샐다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외에도 <스타트렉>에 고정출연하고 또 <아바타>로 유명해진 만큼 우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스토리 : 세상에 숨겨진 사랑>은 지구 이야기인데도 로켓 브래들리 쿠퍼와 아주 다정하게, 함께 했다. 가오갤에서는 서로 독한 말만 하더니.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므로 슬슬 정리하고 싶지만 조금만 더 꼽아보자면, 비록 히어로는 아닐지언정 어벤저스 결정의 일등공신인 로키 톰 히들스턴은 <콩:스컬 아일랜드>에서 캡틴 마블 브리 라슨과 만났으며 스칼렛 위치 엘리자베스 올슨과도 <아이 소우 더 라이트>에 같이 출연한 적 있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에서는 소서러 수프림 틸다 스윈튼과 함께 했으니 적지 않은 크로싱이다.  아스가르드의 눈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는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큐컴버배치와 만났고, 존 파브르의 영화 <정글북>에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출연했고, <아메리칸 갱스터>에는 모르도 남작 치웨텔 에지오포와 만났다.  좁고도 넓고도 좁은 영화계, 이왕이면 MCU 안에서 다시 만나주면 좋겠는데 어쨌든 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줄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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