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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즐 Mar 31. 2017

자율주행, 라이프스타일의 혁명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자율주행차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차, 즉 자율주행차 또는 무인자동차라고 불리는 자동차에 대해 <프리랜스 스타(Freelance Star)>는 이와 같이 묘사했다 : 


"텅 빈 자동차가 거리를 누비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아무도 손대는 이 없고 철사도 끈도 붙어있지 않지만, 마치보이지 않는 운전사가 있는 듯 자동차는 차량 사이를 누비고, 언덕을 오르고, 모퉁이를 돌고, 신호가 바뀌면 멈춘다"


이는 2017년이나 2016년에 발행된 글이 아니다. 심지어 2000년대에 발행된 글도 아니다. 1930년대에 생산된 무인주행 포드 모델 T, 이른바 "유령 자동차(Phantom car)"라고 불리던 자동차에 대한 묘사다. 비록 1932년 펜실베니아 주에서 사고가 발생, 10명이 다치면서 운행이 중지되었으나 무인자동차의 역사가 생각보다 훨씬 길다는 것을 보여준다. 1930년대 전자공학이 발달하면서 무선으로 운행되는 전기차 설계가 가능해졌고 노먼 벨 게디스(Norman Bel Geddess)와 같은 디자이너는 GM과 함께 자동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먼 벨 게디스는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의 '퓨처라마' 전시관에서 자동속도조절장치를 갖춘 미래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자율주행차, 현실로 다가온 "궁극의 모바일 기기(Ultimate Mobile Device)"


현재 일반적으로 합의된 자율주행차의 정의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핸들, 가속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도로 사정을 파악하여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각 회사에서 선보이는 자율주행차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도로교통안전국은 자율주행을 0단계부터 4단계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


0단계 : 운전자가 모든 모니터링과 조직에 책임을 짐

1단계 : 브레이크 등 특정 기능을 제외한 제어권을 운전자가 짐

2단계 : 반자동 핸들 시스템 등 두 개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

3단계 : 특정 환경에서 자동차가 모든 기능을 제어하며, 운전자는 돌발 상황 시 수동 제어

4단계 : 자동차가 스스로 모든 기능을 제어하며, 운전자는 장소만 입력


현재 '무인주행' 자동차는 대부분 2~3단계 수준에 있으며, 4단계로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더디나마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 오던 자율주행차가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떠오르게 된 것은, 기존의 자동차 거인들이 상당히 급진적으로 태도를 전환하면서부터이다. 그동안 수소차나 전기차를 회의적으로 바라보았던 대기업 - GM, 포드, 혼다, 닛산 등은 자율주행기술의 개발을 위해 실리콘밸리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또한 애플, 구글, 알리바바, 바이두 등 IT 기업들도 자율주행기술에 매진 중으로, "궁극의 모바일 기기(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CEO)"을 고도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피츠버그 가제트에 기고한 대로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데에 자동차업계, IT업계 및 기타 관련 업계에 합의가 이루어진 듯하다. 자동차계의 이단아 테슬라(Tesla)는 이미 오토파일럿 기능을 탑재한 모델에 대한 영상("Look ma, No hands" :  http://for.tn/1jDlQY7)을 공개한 바 있고, 리프트 창업자 존 짐머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공유경제가 일반화되면서 "심각한 현실"의 변화가 코앞에 있음을 예고했다.



"기능의 80% 이상은 이동과 무관"해진 전자제품으로서의 자동차


작년부터 포드, GM, 알리바바, 바이두, 구글 등이 "완전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시범주행에 대한 박차를 가했다. 특히 IT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자동차가 이미 "네 바퀴 달린 이동용 기기"라기보다는 "전자제품"의 성격이 강해진 지 오래이기 때문에다. 자동차부품 중 전자장치(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20% 이상으로, 2030년에는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선통신장치, 변압기, 냉매압축장치, 급속충전장치, 카메라 센서나 헤드램프 등이 모두 전자적으로 운영되는 부품들이다. 여기에 보다 고도의 기술(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머신러닝, 3D 지도 분석 등)이 개입하면서 자율주행의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은 (1) 영상을 촬영하고 도로 환경을 파악하는 카메라, (2) 전파를 쏘아 주변 물체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레이더, (3) 인공지능과 결합해 경로를 파악하는 GPS, (4) 기상상황, 물체색깔 등에 관계 없이 주변 차량 및 장애물을 파악하는 라이다(LIDAR)라 할 수 있다.


대기업들은 이런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거나 개발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자동차업계와 IT회사, 기타 서비스 회사의 합종연횡이 계속되면서 현재 자율주행시장을 "친구도 적도 없는" 프레너미(Frenemy) 상태로 묘사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의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하드웨어를 가지고 경쟁한다. IT회사는 자사가 보유한 인공지능 및 데이터 솔루션을 소비자에게 새롭게 제공하고 싶어한다.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무인자동차에 주목한다. 여러 기술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자율주행차를 둘러싸고 여러 회사들이 매일매일 다른 방식으로 연합과 해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자동차, IT, 서비스 회사의 "따로 또 같이" 분투


전통 자동차업계는 자율주행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회사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포드와 완전자율주행 무인택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자동차회사의 대명사였던 포드(Ford)는 가장 많은 자율주행시범차량을 보유한 회사로 거듭나는 중이다. "실리콘밸리가 기회를 잡기 전에 자기파괴적인 혁신(마이크 필즈, 포드 CEO)"을 이루기 위해, 인공지능기술회사 '사이프스'를 인수하였으며 라이다 센서 제조사 '벨로다인'에는 바이두와 공동투자했다. 또 자회사로 교통소프트웨어 개발사 '스마트모빌리티'를 설립하기도 했다. 포드는 5년 내 브레이크페달과 핸들이 없는 완전자율주행차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며, 무엇보다 리프트에 자율주행차를 공급해 오나전자율주행무인택시를 운영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


GM의 크루즈 오토메이션-리프트 연합체

GM도 자율주행무인택시가 일종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한 듯 하다. GM은 현재 자율주행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인데(3~4단계 무인주행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만 140건이 넘으며, 다른 회사가 GM의 원천기술을 인용한 경우는 약 1,600건 수준으로 구글의 5배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크루즈오토메이션'을 인수한 후 리프트에도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유휴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목표인 공유경제기업과 운영인력을 효율화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은 필연적으로 궁합이 맞을 수밖에 없다. GM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리프트는 차량호출서비스를 제공하는 연합체도 운명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우버와 "자동차 없는 세상"으로의 혁명

볼보의 투자를 받기도 한 우버는 아예 자동차가 없는 세상을 예상하고 있다. 한달에 약 6천만 명 이상이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금, 우버는 자율주행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지도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다카르타'를 인수하고 자체적 지도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4억 달러를 투자했다. 구글어스를 개발한 브라이언 매클랜던도 영입했다. 볼보와 자율주행 SUV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 중이며, 볼보뿐만 아니라 포드, 도요타, 타타자동차 등의 투자도 받았다. 우버는 앞으로 5년 내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택시를 상용화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무인자율주행차를 이용해 운송비와 위험을 절감하며 누구도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는 공유경제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보험상품부터 도시의 구조까지,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삶의 변화


기존의 자동차는 극단적인 도로를 포함한 '메트로폴리탄'을 만들어냈다 

만약 우버의 계획대로 자율주행차가 지금의 자동차를 대신하고, 사람들이 그를 소유하는 대신 공유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면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20세기 초부터 차량이 범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IC, JC, 톨게이트와 십자형 도로로 이루어진 메트로폴리탄형 도시가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외에서 도시로 통근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교통 정체가 늘어나면서 여러 도로들이 레이어를 이루며 만들어지고, 도시의 상당한 부분을 주차장이 차지하고, 자동차 관련 보험업이 막대한 규모로 팽창했다. 도로 디자인, 도시 내 건물의 배치, 사람들의 통근 양태를 결정한 자동차는 이제 또다른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것이다.


예컨대 사람들은 자동차로 출퇴근할 때 운전에 신경을 쓰는 대신 사무를 처리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고, "로봇 운전사"를 운영하는 비용이 기존 인건비보다 저렴한 만큼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은 확대될 것이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교통취약계층에게 적절한 교통수단을 상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자동차 유지비를 부담하느니 안전한 무인주행차를 공유하기를 택할 것이다. 유타 대의 연구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1대를 공유함으로써 약 9.3대의 개인 자동차가 없어질 수 있다고 한다. OECD의 실험 결과도, 자율주행차 공유서비스를 운영하면 차량 소유가 80~90%까지 감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못생긴 감자 같은 차”에 대한 기대


물론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사용자의 불안감일 것이다. 2016년 7월 독일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테슬라 오토파일럿 모드의 적용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관련법규가 정비되고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3단계, 또는 4단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형태의 "비전통적 자동차(Unconventional vehicle)"들이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고, 테슬라 모터스가 시장에서 얻고 있는 명성은 사람들이 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미 밀레니얼 소비자의 50% 이상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해 이동을 계획하고 있고, 우버와 리프트는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자율주행기술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속 기술이 아니다. 미국 도로교통부는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 없는 차’를 허용했으며 구글, 바이두, 테슬라, GM 등 15개 업체의 시험운행도 허가했다. "자율주행은 현실이며, 우리의 준비 여부와 상관없이 다가오고 있다"는 앤서니 폭스 미국 교통부장관의 말과 같이, 새로운 자동차는 교통사고를 줄이고 보험 구조를 변화시키고 주차구역을 감소시키며 나아가 도시의 구조와 그 안에 주거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전격적으로 바꿀 것이다. 비록 2012년 구글이 무인자동차 '구글카'를 선보였을 때 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 하소 플라트너 연구소의 울리히 바인베르크 교수는 “우연히 네 바퀴를 가지게 된 로봇”으로 구글카를 묘사했고, 라스 레저 NXP 반도체 CTO는 “어떤 자동차 회사도 고객에게 못생긴 감자 같은 차를 내놓은 적은 없다”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지금 구글은 가장 발전된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가 처음 자동차를 출시했을 때에는 이른바 "모델3 사태" 같은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교통시스템, 소비와 거주 방식, 나아가 전반적인 삶의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또다른 감자자동차의 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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