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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파이프 PIPE K Mar 06. 2022

당신과의 작별이 벌써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1)

여기는 아직 춥고 나는 당신의 마른 손을 쓰다듬고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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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lasts forever, and we both know hearts can change.

And it's hard to hold a candle in the cold November rain.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마음은 변한다는 것을 우리 둘 다 알고 있어요.

그리고 차가운 11월의 빗속에서 촛불을 들고 있기란 쉽지가 않죠.


-Guns N' Roses, 'November Rain' 中


(C) 2018. PIPE K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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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비 내리는 11월의 오후, 나는 대체 어떤 저녁의 울음을 떠올렸던 것일까. '오랫동안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러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어 버렸다는 생각을 나는 비겁하게도 했었으며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믿고 싶었던 순간이 몇 차례 산란한 기억 위로 떠올랐다가 이내 천천히 느즈러졌다. 그러고 나면 또 한 차례의 11월이 지났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느 가을의 첫새벽, 고적한 방안의 공기를 스쳐가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푸른 선잠 속에서 마주한 그 얼굴은 무연한 표정으로 나의 엷은 의식 어딘가를 배회하였고, 발길이 닿는 곳마다 내 처절한 생은 소리 없이 으그러졌다. 창 너머로 들리는 빗줄기의 투명한 음성이 무척이나 설었다. 어두운 추상 속에 남몰래 묻어 두었으나 언젠가 홀연히 사라지고 만 나의 세계. 그 어두운 국경을 기어이 찾아온 당신과의 조우를 나는 그만 모른 체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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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 N' Roses. 1991. Use Your Illusion.

Background Image : (C) 2020. PIPE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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