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파이프 PIPE K Mar 13. 2022

당신과의 작별이 벌써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2)

마음속에 바위처럼 박힌 말들은 아무리 세찬 비가 내려도

-


So if you want to love me, then darlin', don't refrain.

Or I'll just end up walking in the cold November rain.


그러니 애인이여, 나를 사랑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아니면 나는 결국 차가운 11월의 빗속을 걷게 될 거에요.


-Guns N' Roses, 'November Rain' 中


(C) 2021. PIPE K All rights reserved.


-


  그러나 나는 이 낯선 얼굴을, 언젠가 사랑의 곡면을 박절히 비꾸러졌던 이 외로운 얼굴을 한때 죽도록 미워했으리라. 그동안 당신이 여기를 향해 얼마나 오래 표류했는지 알 길이 없다. 어김없이 11월에는 한차례 비가 퍼붓는다. 지난한 마음들이 빗물을 따라 다 씻겨 내려갈 듯하다. 그리고 나는 우습게도, 사랑이라는 말의 역설을 사랑한 적 있다. 사랑한다, 라고 말을 하면 일순간에 저물고 마는 인연의 낯빛을 보고 실망한 적이 있었으며 몹시도 사랑하던 이를 한순간 멀리하게 된 날이 있었다. 그런 나날이었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는 시간을 가늠할 수 없었고 며칠째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햇살도 비치지 않는 방 안에서 나는,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 믿을 수 없이 외로웠다.


-


Guns N' Roses. 1991. Use Your Iliusion.

Background Image : (C) 2021. PIPE K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과의 작별이 벌써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