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일기 6

멋쟁이 할머니들

by Slowlifer

오늘은 항상 가던 수영장이 아닌

다른 수영장에 갔다.


매일 한 시간 전에 번호표를 나눠주고

선착순 20명만 입장 가능이라서

지난번엔 실패했는데

오늘은 럭키! 번호표 받기 성공했다.


수영장마다 그 분위기가 있는데

공통인 건

오전과 낮시간대에는

할머님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유수영을 다니며

할머니들을 관찰(?)하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다.


할머님들은 수영장에서도

예쁜 수영복을 입으신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 민무늬 검정 기본

수영복을 입은 나와는 정반대 스타일.


저마다 취향에 맞게

형형색색 수영복을 뽐내신다.


거기서부터 생각했다.


‘인생 뭐 있어,

내가 좋아하는 거 먹고 입고

좋아하는 사람들 보며 살면

그게 잘 사는 거지.‘


나도 내 눈에 예쁜 수영복을

사서 입어 보기로 한다.



또 한 가지.


할머님들은 항상 곱게 드라이를 하시고

풀메이크업을 하고 수영장을 나서신다.

마치 어디 약속이라도 있으신 듯이

곱게 단장을 마치고 늘 단정하시다.


집에 있는 뒤로 늘

맨투맨 와 고무줄 운동복을

돌려가며 입는 내 모습에

어쩐지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


흔히 외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면을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외형 역시 날 위해서

잘 가꿔줘야 하는 거다.


예쁜 옷을 입었을 때

맘에 드는 쨍한 립틴트를 발랐을 때

어쩐지 더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나니까.


그래서 수영장의

멋쟁이 할머님들을 보며

새삼 반성한다.


20대는 아니라도

나도 언젠간 그리울

예쁜 나이를 더 예쁘게 가꿔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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