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할머니들
오늘은 항상 가던 수영장이 아닌
다른 수영장에 갔다.
매일 한 시간 전에 번호표를 나눠주고
선착순 20명만 입장 가능이라서
지난번엔 실패했는데
오늘은 럭키! 번호표 받기 성공했다.
수영장마다 그 분위기가 있는데
공통인 건
오전과 낮시간대에는
할머님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유수영을 다니며
할머니들을 관찰(?)하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다.
할머님들은 수영장에서도
예쁜 수영복을 입으신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 민무늬 검정 기본
수영복을 입은 나와는 정반대 스타일.
저마다 취향에 맞게
형형색색 수영복을 뽐내신다.
거기서부터 생각했다.
‘인생 뭐 있어,
내가 좋아하는 거 먹고 입고
좋아하는 사람들 보며 살면
그게 잘 사는 거지.‘
나도 내 눈에 예쁜 수영복을
사서 입어 보기로 한다.
또 한 가지.
할머님들은 항상 곱게 드라이를 하시고
풀메이크업을 하고 수영장을 나서신다.
마치 어디 약속이라도 있으신 듯이
곱게 단장을 마치고 늘 단정하시다.
집에 있는 뒤로 늘
맨투맨 와 고무줄 운동복을
돌려가며 입는 내 모습에
어쩐지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
흔히 외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면을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사실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외형 역시 날 위해서
잘 가꿔줘야 하는 거다.
예쁜 옷을 입었을 때
맘에 드는 쨍한 립틴트를 발랐을 때
어쩐지 더 자신감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나니까.
그래서 수영장의
멋쟁이 할머님들을 보며
새삼 반성한다.
20대는 아니라도
나도 언젠간 그리울
예쁜 나이를 더 예쁘게 가꿔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