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건 남일이 아닌데
오늘 수영 역시 할머니들과 함께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12시가 땡 했는데도
할머니들은 수영할 생각이 없고
삼삼오오 모여서
열심히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그냥 재밌는 일이 있나 보다 하고
열심히 수영에 집중했다.
갑자기 한 할머니가
못 참겠다는 듯 물 밖으로 뛰쳐나가
수영장 관계자에게
항의를 하였다.
내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더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할머니가
내게 상황을 설명해 줬다.
어제 이 수영장에 매일 오는
한 할머니가 수영장에서
대변 실수를 했다는 거였다.
물론 나도 처음 듣고서는
“네??!!” 하고 놀람 반, 당혹스러움 반이었지만
곧장 마음이 슬퍼졌다.
분명 실수였을텐데
같이 늙어가는 할머니들조차
목소리를 모아
“그럴 거면 집에 있어야지 “
라고 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뇌병변 판정을 받고
스스로 소변을 조절하지 못해
소변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아빠가 생각나서였을까.
또다시 필요이상의
감정이입으로 마음이 슬퍼졌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건데
그리고 병에 걸린다는 건
내 의지와 상관없는 경우가 허다한데
우리는 그런 일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세상을 대할 때가 자주 있는 것 같다.
그저 수영이 좋아서
성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수영장에 나왔을 뿐 악의는 없었을 텐데.
한 할머니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나서
더 마음이 아팠다.
“수영이라도 나와야지,
이것도 못하면 못살아~“
그 할머니도 수영이 삶의 유일한
낙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세상은 참 차가웠다.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몸이 약한 약자에게,
조금 더 호의를 쏟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