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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망 Feb 23. 2023

마흔이 넘어서야 혼자 하는 여행

싱가포르에 왔습니다.


나는 내가 혼밥, 혼술을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즐긴다고 생각했다. 아니, 좋아하긴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단 한 번도 혼자서 여행해 본 적이 없다. 친구에게 이 말을 하니 넌 혼자 하는 여행보다 더 대단한 걸 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처음 뉴질랜드에 올 때는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나를 한국에서 밀어낸 느낌이라 '여행'이라는 설렘이 없었기에 '혼자 한 여행'은 아니었다. 


싱가포르에 왔다. 출장으로 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 마지막 일정이 마무리되면 사흘간 자유시간을 갖게 된다. 


여행을 계획할 때 사람들은 보통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여행 계획을 짜는 사람과 짜지 않는 사람. 아무리 계획을 짜지 않는 사람도 대충 어디를 갈지 정도는 정하고 나서는데 아직도 나는 계획이 없다. 무계획으로 여기저기 다녀도 나쁘진 않겠지만 남들이 다 하는 것은 해야 하지 않을까, 나의 결정장애가 또 내 발목을 잡는다. 




싱가포르에 오기 얼마 전부터 네이버 카페에 들락거렸다. 무슨 정보든 얻기 위해서였는데 처음엔 어디가 어딘지, 뭐가 뭔지 모르다 보니 정보를 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도 며칠간 다녀보니 조금 감은 잡히는데 그래도 참 어렵다. 아마 떠날 때쯤엔 좀 더 싱가포르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싱가포르 카페에 보니 사람들이 어디 같이 뭐 먹으러 갈 사람, 뭐 같이 보러 갈 사람 등을 찾기도 한다. 나도 한 번 구해볼까 싶다가도 혹시 불편한 일이 생길까 걱정이 앞선다. 게다가 삼십 대까지가 마지노선인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혼자만의 여행, 나도 한 번 열심히 해봐야겠다. 걷는 건 자신 있는데 길치라 걱정이다. 요 며칠 혼자 떨어진 적이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다 엄청 헤맸다. 잘 안 보고 다녀서 그렇다.


눈 크게 뜨고 잘 먹고 잘 놀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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