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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망 Feb 28. 2023

2월도 끝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


어느새 2월의 마지막 날. 시간이 잘 가도 너무 잘 간다.


싱가포르 출장으로 집을 나선 지 9일 하고도 14시간 만에 어제저녁 집에 돌아왔다. 싱가포르의 호텔에서 마지막 샤워를 하고 나선 지 거의 24시간 만이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피곤에 절어 눈은 감기고 속은 울렁거리고 몸이 만신창이였다. 에어 뉴질랜드를 타고 갔다가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왔는데, 공간이 비교적 넓은 에어 뉴질랜드에 비해 싱가포르 항공은 몸집이 작은 나도 자리에 앉아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게 불가능했다.


밤 비행기라서 편히 잘 예정으로 호텔에서 신던 슬리퍼를 갖고 와 양말도 벗고 편하게 있으려 했는데 발이 너무 시려서 신발 안에 넣어놨던 양말을 꺼내지 못해 발가락에 쥐 나도록 발가락을 요리조리 움직여 양말을 집어 들어 올려야 했다. 옆 사람이 자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못 볼꼴 보일 뻔했다.


대한항공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나여서 그랬는지 두 항공 다 기내 서비스는 그다지 그랬다. 그래도 내 기준에는 에어 뉴질랜드 승. 싱가포르 항공이 종종 특가도 나오고 하지만 굳이 이 항공사를 고집할 이유를 못 찾겠다. 에어 뉴질랜드는 비행기가 그나마 새거라 쾌적하고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공간이 조금 넓다. 그리고 무료로 기내 와이파이가 제공된다!




밤 열 시 반 비행기여서 어디 가기도 애매하고 땀 내고 돌아다니기도 싫어서 그리 볼 게 많다는 쥬얼 창이 공항으로 일찍 (네 시쯤) 갔는데 너무 오버했다.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전혀 없었다.


오클랜드 공항에선 짐도 너무 늦게 나오고 짐 검사 줄이 엄청 길어서 웰링턴으로 연결되는 비행기를 놓쳤다. 뉴질랜드는 차단 방역이 철저해서 짐 검사도 아주 철저하다. 이번엔 선물용 쿠키 두 상자, 인스턴트커피만 사 와서 미리 신고하니 따로 가방을 열어 보이지는 않아도 되었다.


아무튼 집에 오니 좋다. 강아지들은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궁둥이를 흔들며 어쩔 줄 몰라하고 고양이들은 난리통에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았지만 집에 오니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나름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비행기 안에서 간신히 한두 시간 쪽잠잔 게 다라 정말 피곤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오늘 아침에도 시차 적응이 안 돼서 어찌나 졸리던지. 그래도 며칠 지나면 언제 싱가포르에 다녀왔냐는 듯 일상을 되찾아가겠지.


2월의 마지막 날 잘 마치고 3월에는 더 힘내서 열심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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