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들은 대개 간이 세다. 맵고 짜고.
자연 재료 자체의 향과 맛을 즐기는 경우는 많지 않고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그 맛을 알아가는 듯하다.
특히나 우리는 고기 냄새를 아주 싫어한다. 굽든 삶든 볶든 자고로 고기에서 누린내가 나면 안 된다. 그래서 고기 요리를 할 때 여러 가지 향신료나 술 등을 넣어 최대한 냄새를 없애려고 노력한다.
골목식당 백선생은 항상 신선한 고기는 소금, 후추로만 간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뉴질랜드에서 살다 보니 고기가 빠지는 식사가 없다. 섬나라지만 해산물은 비싸서 그나마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소고기, 닭고기다. 그런데 향신료를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맨 고기를 요리해서 누린내가 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양고기는 잘못하면 냄새가 역한데 그런 걸 여기 사람들은 잘도 먹더라.
한 번은 내가 요리를 했는데 누린내가 나길래 실망한 말투로 고기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남편이 고기에서 고기 냄새가 나지 그럼 무슨 냄새가 나냐고 반문했다. 헛웃음이 났다. 너무 맞는 말이어서.
고기에서 고기 냄새가 나는 게 실망스러운 일인가?
인생도 그런 것 같다. 향신료를 덕지덕지 발라 있는 척, 잘난 척하고 살아도 자기 본연의 냄새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그러니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기 냄새가 뭐 어때서?